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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곤도르 영주의 후계자가 이렇게 쓰러져 버리다니 82 страница



"그 길이 아니에요! 아니, 그 길이 아니라니까요!"

골룸이 나직하게 부르짖었다. 이빨 사이로 휘파람처럼 새어나오는 소리가 무거운 정적을 찢는 듯해 그는 겁에 질려 땅바닥에 웅크렸다.

샘은 프로도의 귀에 대고 중얼거렸다.

"멈추세요, 프로도씨! 돌아오세요! 그 길이 아니에요. 골룸이 아니라고 하는데 이번만은 저도 그의 생각에 동의해요."

프로도는 눈두덩 위로 손을 들어 언덕 위의 도시로부터 시선을 가렸다. 빛을 발하는 그 탑에 홀렸던 것이다. 그는 성문을 향해 뻗은 희미한 도로를 뛰어가고픈 욕망과 싸웠다. 드디어 그는 간신히 몸을 돌렸다. 그러나 그는 목에 걸린 반지가 자신을 거역해 줄을 끌어당기는 것을 느꼈다. 성에서 시선을 거두자 잠시 눈이 멀어 버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둠은 조금도 꿰뚫어볼 수 없었다.

겁에 질린 동물처럼 땅바닥을 기던 골룸은 벌써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샘은 비틀거리는 주인을 받들고 이끌어가면서 될 수 있는 한 빨리 골룸을 따랐다. 개울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는 암벽의 갈라진 틈새가 하나 있었다. 그곳을 지나자 샘은 자신들이 좁은 소로에 접어들었음을 알았다. 그 소로는 처음엔 큰 도로가 그랬던 것처럼 희미하게 보이다가 송장 같은 꽃들이 핀 초지 위로 뻗더니 계곡의 북쪽 사면 속으로 굽이쳐 올라가며 점점 더 어두워졌다.

호비트들은 소로를 따라 나란히 걸어갔다. 앞서가는 골룸은 가끔 멈춰서 그들을 향해 손짓을 할 때 외에는 보이지 않았다. 손짓을 할 때면 그의 눈은 마치 불길한 모르굴의 광채를 발하는 듯, 아니면 그에 합치되는 자기 몸 안의 기운이 발산되는 듯 초록과 흰색으로 반짝였다. 프로도와 샘은 줄곧 두려운 눈길로 어깨 너머를 힐끗거렸다가는 곧 다시 눈을 돌려 소로를 내려다보면서도 그 죽음과 같은 번득임과 어두운 눈을 의식하고 있었다. 그들은 낑낑대며 천천히 나아갔다. 독기서린 개울이 내뿜는 악취와 증기를 벗어나 위로 오르자 숨쉬기가 한결 수월해졌고 머리도 맑아졌다. 그러나 이제 그들의 사지는 마치 짐을 지고 밤새 걸었거나 아니면 거센 물결을 헤치고 헤엄을 친 것처럼 극도로 힘이 빠졌다. 마침내 그들은 잠시 멈추지 않고는 더 나아갈 수가 얼었다.



프로도는 발을 멈추고 돌멩이 위에 걸터앉았다. 이제 그들은 커다란 혹덩이 같은 벌거벗은 바위의 꼭대기로 기어올랐다. 앞에는 3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땅이 있었다. 소로는 그 상단부를 빙 돌아 이어졌는데 그 폭은 절벽에서 튀어나온 돌출부 정도에 불과했고 게다가 오른쪽으로는 갈라진 틈이 있었다. 소로는 산의 가파른 남쪽 사면을 가로질러 뻗쳐 드디어는 그 위 암흑 속으로 사라졌다.

"잠시 쉬어야겠어, 샘. 이봐, 그게 무거워, 몹시 무거워. 이걸 얼마나 멀리까지 운반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어쨌든 저 길을 더 따라가기 전에 좀 쉬어야겠어."

그는 앞쪽의 길을 가리켰다.

"쉬! 쉬! 쉬!"

골룸이 황급히 그들에게 되돌아오며 소리냈다. 그는 입술에 손가락을 대고 절박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그는 프로도의 소매를 잡아 끌며 앞길을 가리켰다. 그러나 프로도는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아직은 안 돼. 아직은 못하겠어."

그는 피로와 피로 이상의 것에 짓눌렸다. 마치 정신과 육체가 묵직한 마법에 걸린 것 같았다. 그는 중얼거렸다.

"쉬어야겠어."

골룸은 그 말을 듣고 두려움과 불안감이 더했는지 대기 속의 보이지 않는 귀가 엿듣는 걸 막기라도 할 듯 손을 저으며 쉿쉿거렸다.

"여기선 안 돼요. 여기서 쉬어선 안 된다구요. 바보 같은 짓이에요. 눈들이 우리를 볼 수 있단 말이에요. 다리까지 온다면 우리를 발견할 거라구요. 떠나요! 어서 올라가요, 가요!"

샘도 말했다.

"가요, 프로도씨. 이번에도 그의 말이 옳아요. 우린 여기 머물러선 안 돼요."

프로도는 반쯤 잠이 든 상태로 말하는 것처럼 아득한 소리로 말했다.

"좋아. 해보지."

그는 지겨운 듯이 몸을 일으켰다.

그러나 때는 너무 늦었다. 그 순간 발 아래 바위가 떨리고 흔들렸다. 어느 때보다 요란한 거대한 굉음이 지면을 울리며 산맥 속을 메아리쳤다. 그리고는 갑자기 태워버릴 듯한 기세로 붉은 섬광이 밀어닥쳤다. 동쪽 산맥 저 너머로부터 솟아오른 섬광은 하늘로 치솟아 검은 먹구름을 붉게 물들였다. 그림자와 차갑고 죽음 같은 빛의 계곡 속에서 섬광은 극히 격렬하고 사나워 보였다. 톱니 모양의 칼처럼 보이는 봉우리와 산등성이들이 고르고로스에서 분출되는 불길을 배경으로 유난히 시커멓게 돌출돼 있었다. 이윽고 커다란 천둥소리가 들려왔다.

이윽고 미나스 모르굴이 응답했다. 검푸른 번개가 확 타올랐다. 탑에서 그리고 주위를 둘러싼 구릉에서 갈퀴 모양의 푸른 불길이 음산한 구름 속으로 솟아올랐다. 대지에선 신음하는 듯한 소리가 울렸고 도시에선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맹금들이 내는 것 같은 날카롭고 높은 목소리와 격정과 두려움으로 날뛰는 말들의 새된 콧소리가 뒤섞여 대기를 찢으며 다가와서는 귀의 한계를 벗어난 음의 높이까지 치솟았다. 호비트들은 그쪽을 향해 돌아 귀를 손으로 막은 채 납작 엎드렸다.

끔찍한 외침소리가 넌더리나도록 길게 울리다가 침묵으로 끝맺어짐에 따라 프로도는 천천히 머리를 들었다. 좁은 계곡을 가로질러 이제 그의 눈길과 거의 수평을 이룬 곳에 사악한 도시의 성벽이 서 있었으며 이빨이 번득이는 벌려진 입처럼 움푹 꺼진 성문이 활짝 열려져 있었다. 성문으로부터 대규모의 병력이 나왔다. 병사들은 암흑처럼 어두운 검은색 옷을 입고 있었다. 프로도는 희멀겋게 빛나는 성벽과 도로를 배경으로 줄줄이 늘어선 작고 검은 형체들이 소리없이 빠르게 행진하며 끝없이 밖으로 나오는 것을 보았다. 그 앞으로는 거대한 무리의 기병들이 정렬된 그림자들처럼 움직이고 있었으며 다른 누구보다 큰 자가 그 선두에 서 있었다. 그는 두건을 쓴 위에 무섭게 빛나는 왕관 모양의 투구를 쓴 외에는 온통 검은색 차림의 기사였다. 그는 이제 아래쪽 다리 근처로 다가왔다. 프로도는 눈도 깜박이지 않고 그를 응시했다. 진정 아홉 반지악령 중의 군주가 무시무시한 부대를 전장으로 이끌기 위해 지상으로 돌아온 것인가? 차가운 손을 들어 치명적인 칼로 반지의 사자를 내리친 사나운 왕이 이곳에, 정녕 이곳에 있었다. 묵은 상처가 고통으로 고동쳤으며 프로도의 가슴에는 한기가 밀어닥쳤다. 온몸이 두려움으로 짓눌린 채 주문에 걸린 듯 꼼짝도 못하고 있는 바로 그때 그 기사는 다리 입구 앞에서 갑자기 멈춰섰다. 부대 역시 그 뒤에 정지했다. 잠시 죽음과 같은 정적이 흘렀다. 아마도 반지악령들 중의 제일인자에게 무엇인가를 느끼게 한 것은 프로도의 목에 걸린 반지였을 것이다. 그는 자신이 있는 계곡 속에 어떤 다른 권능이 존재함을 감지하고 한순간 마음이 어지러웠다. 다른 이의 눈에 보이지 않는 눈으로 어둠을 훑어보느라, 공포를 자아내는 왕관투구를 쓴 검은 머리가 이리저리 움직였다. 프로도는 다가드는 뱀 앞의 한 마리 새처럼 움직이지도 못하고 기다렸다. 기다리면서 그는 반지를 끼어야 한다는 압박을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느꼈다. 그러나 그 압박이 컸음에도 그는 거기에 따르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반지가 자신을 배반할 것이라는 사실, 그리고 설사 그걸 낀다 하더라도 자신에겐 모르굴의 왕을 대적할 권능이 아직은 없다는 사실을 그는 알고 있었다. 공포 때문에 기가 꺾이긴 했지만 그의 의지는 그 압박감에 복종하길 거부했다. 그는 다만 외부로부터 거대한 권능이 부딪혀 오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뿐이었다. 그 권능은 그의 손에 들러붙어 그것을 행사하려 하지 않고 다만 판단을 중지하며 (마치 먼 곳의 어떤 옛이야기를 생각하듯이) 마음 속으로 주시하는 동안 손을 차츰 목에 걸린 사슬로 움직이게 했다. 그제서야 그 자신의 의지가 꿈틀거렸다. 그는 억지로 손길을 돌려 가슴 부근에 보이지 않게 매달려 있던 다른 물건을 잡았다. 손에 닿는 촉감은 차고 단단했다. 그건 오랫동안 소중하게 간직해 왔으나 그때까지는 거의 잊고 있던 갈라드리엘의 작은 유리병이었다. 그것을 만지는 순간 반지에 대한 온갖 상념은 사라졌다. 그는 한숨을 쉬고 머리를 숙였다.

그 순간 반지악령 중의 군주는 몸을 돌려 말에 박차를 가하며 다리를 가로질러 달렸고 검은 부대 전원이 그를 뒤따랐다. 아마도 타인의 눈에 보이지 않는 그의 눈은 요정의 망또를 둘러쓴 프로도를 볼 수 없었을 것이며 왜소한 적수의 마음이 강력해졌기에 자신의 의도를 관철시킬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무엇보다도 급했던 것이다. 결전이 순간이 닥쳤기에 그는 위대한 지배자의 명령에 따라 서부로 진격해야 했다.

곧 그는 그림자가 어둠 속으로 사라지듯 구불구불 휘어진 도로를 따라 사라졌으며 여전히 그 뒤로는 검은 대군의 행렬이 이어져 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이실두르가 강성했던 시절 이후 이 계곡에서 그처럼 거대한 병력이 출동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토록 강력한 무기를 갖춘 사나운 무리가 안두인대하를 도하해 공격해 온 일도 결코 없었다. 그렇지만 이번에 출격한 무리는 모르도르의 여러 무리들 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으며 또 그 중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도 아니었다.

프로도는 몸을 꿈틀거렸다. 그는 갑작스레 파라미르를 생각했다. '드디어 폭풍우가 닥친 거야.' 그는 생각에 잠겼다. '창과 칼의 그 거대한 진용이 오스길리아스로 향하고 있어. 파라미르가 제때 알게 될까? 짐작은 하겠지만 그 공세의 시간을 알았을까? 알았다 한들 아홉 반지악령 중의 군주가 가는데 이제 누가 그 여울을 방어할 수 있을까? 게다가 또 다른 병력도 밀려닥칠 텐데. 내가 너무 늦었어. 만사가 끝장이야. 길에서 너무 꾸물댄 탓이야. 다 끝났다구. 내 사명을 수행한다 한들 아무도 그걸 알지 못할 거야. 내 성공을 들을 사람이 하나도 남지 않을 거라구. 허사가 되고 말 거야.' 자신의 나약함을 뼈저리게 느끼며 프로도는 한탄했다. 그 동안에도 모르굴의 무리는 계속 다리를 건너갔다.

그때 아주 멀리서 마치 날이 밝아 문들이 열리는 볕든 이른 아침나절의 샤이어에 관한 기억들 속에서 나오는 것 같은 샘의 목소리가 들렸다.

"잠깨세요, 프로도씨! 깨어나시라구요!"


Дата добавления: 2015-09-29; просмотров: 23 | Нарушение авторских пра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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