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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곤도르 영주의 후계자가 이렇게 쓰러져 버리다니 54 страница



"그놈을 또 보셨어요, 프로도씨?"

이른 아침 차가운 회색빛 속에서 뻣뻣하게 추위에 언 채 렘바스를 우물우물 씹으며 샘이 물었다.

"아니, 지금까지 이틀 동안 전혀 보거나 듣지 못했어."

"저도 그래요 그르르! 그 눈은 정말 질겁하게 했었다니까요. 마침내 우린 그놈, 그 처량한 도둑 같은 놈을 떨쳐 버린 것 같아요. 골룸! 만일 그놈의 목을 이 손으로 붙잡을 기회만 생긴다면 그 목구멍에다 그 골룸이란 소리를 도로 집어 넣어 주겠어요."

"그럴 기회가 생기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야. 어떻게 그가 우리를 따라왔는지 모르겠어. 네 말처럼 그가 우릴 놓쳐 버렸을지도 몰라. 이 어둡고 황량한 땅에선 발자국과 냄새가 많이 남겨질 리가 없으니 아무리 냄새를 잘 맡는 그의 코라도 별수 없었을 거야."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놈을 영원히 떨쳐 버렸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나도 그래. 그렇지만 내 주된 골칫거리는 그가 아니야. 난 이 산속에서 벗어났으면 좋겠어. 난 이 구릉을 증오해. 저 죽은 듯한 습지 이외에는 아무것도 저 건너편 그림자와 우리를 갈라 놓는 것이 없으니 여기 구릉에선 마치 벌거벗고 있는 것 같애. 저 그림자에는 눈이 있어. 가자! 어쨌든 오늘은 내려가야만 해."

그러나 그날도 거의 다 지나 저녁이 될 무렵에도 그들은 여전히 등성이를 따라 기어가고 있을 뿐 아무런 탈출구도 발견하지 못했다. 이 불모의 나라의 고요 속에서 이들은 가끔 돌이 떨어지거나 바위를 딛는 희미한 발소리를 들은 듯한 느낌을 갖기도 했다. 그렇지만 가만히 멈춰서서 귀를 기울이면 더이상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으며 다만 바위 언저리를 스쳐 지나가는 한숨 같은 바람소리만 일었다. 그러나 그 소리 역시 날카로운 이빨 사이로 나직하게 쉿쉿거리는 숨소리를 연상시켰다.



그들이 온종일 버둥거리며 조금씩 나아감에 따라 에민 뮐의 바깥 등성이는 점차북쪽을 향해 굽어졌다. 비바람에 풍화된 넓고 울퉁불퉁한 바위면은 참호 같은 작은골로 이리저리 갈라져 있었다. 점점 깊어지고 또 그 수도 많아지는 바위골들 사이에서 길을 찾기 위해 그들은 왼쪽으로 상당히 우회해야만 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이 수마일을 천천히 그리고 꾸준하게 비탈을 내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벼랑은 저지의 수평면을 향해 침하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침내 그들은 멈춰섰다. 등성이는 북으로 더 날카롭게 굽어졌고 더 깊은 골짜기에 의해 깊이 갈라졌다. 등성이는 한번에 몇 길씩이나 솟구쳐 올랐다. 칼질을 한 듯 가파르게 깎인 거대한 회색 절벽이 앞을 가로막았다. 그들은 더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으며 동쪽이나 서쪽으로 방향을 돌려야만 했다. 그러나 서쪽을 향한다면 다시 구릉 한가운데로 돌아가게 되니 단지 더 많은 고생과 시간이 요구될 것이 뻔했고 동쪽으로 간다면 바깥 벼랑으로 나가게 될 것이었다.

"이 절벽을 기어 내려가는 수밖에 없어, 샘. 어디로 이르게 될지 한번 살펴보자구."

"그냥 떨어져 버릴 거예요, 틀림 없이."

그 갈라진 틈은 보기보다 깊은 것 같았다. 조금 내려가다 그들은 말라 비틀어진 옹이투성이의 나무 몇 그루를 발견했다. 며칠만에 처음 보는 나무들로 대부분은 비틀린 자작나무였고 간혹 전나무도 있었다. 대개는 죽어 말라 비틀어졌고 동풍을 맞아 속까지 상해 있었다. 더 포근했던 시절에는 이 골짜기 속에서 아름다운 덤불을 이루고 있었음이 분명했다. 그러나 지금은 저편 십여 미터 떨어진 곳에 늙고 부러진 그루터기 몇몇만 보일 뿐 더이상 나무는 없었다. 바위의 단층을 따라 내리뻗은 골짜기 밑바닥은 부서진 돌로 울퉁불퉁했으며 계속 아래로 경사져 있었다. 마침내 골짜기 끝에 이르자 프로도는 몸을 웅크리며 기대 섰다.

"봐! 우린 꽤 멀리 온 것 같아. 아니면 벼랑이 내려앉았거나. 여기선 절벽이 훨씬 얕고 또 수월해 보이잖아."

샘은 그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별로 내키지 않는 듯한 태도로 절벽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는 왼쪽에 버티고 선 벼랑을 힐끗 올려다보았다.

"수월해 보인다고요? 하긴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가는 게 언제나 쉽죠. 날 수 없는 사람이라도 뛰어내릴 수는 있을 테니까요."

"그래, 상당한 점프가 될 저야. 약, 음,"

프로도는 눈대중으로 가늠하며 잠시 서 있었다. "약 열여덟 길 정도 되는 것 같아. 그 이상은 아니야."

"그 정도면 충분하죠! 이크!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건 질색이에요. 그렇지만 진짜 내려가는 것보다는 그냥 보기만 하는 게 낫죠."

"마찬가지야. 우린 기어내려갈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만 할 자야. 봐, 저 바위는 몇 마일 뒤쪽과는 아주 다르다구. 경사가 좀 있는 데다 틈새도 있단 말이야."

사실 그곳은 그리 가파르지 않고 경사가 좀 있었다. 마치 거대한 성벽이나 방파제가 뒤틀린 것처럼 온통 뒤틀리고 울퉁불퉁했으며 어떤 곳은 계단처럼 넓고 커다란 바위턱이 지고 모서리가 솟아 있었다.

"기왕 내려가야 한다면 당장 가는 게 좋아. 벌써 어두워지고 있잖아. 폭풍우가 몰려 오고 있는 것 같아."

동쪽 산맥으로부터 연기가 낀 흐릿한 그림자가 서쪽을 향해 팔을 벌리듯 번져가며 더 짙은 암흑으로 섞여 갔다. 솟아오르는 미풍에 실려 멀리서 우르릉거리는 천둥소리가 들려왔다. 프로도는 대기의 냄새를 맡아 보고는 의심스러운 듯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는 망또 밖으로 허리띠를 매 단단히 조이고는 가벼운 짐꾸러미를 등위에 걸머지고 벼랑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해보자."

샘이 침울하게 말했다.

"좋아요. 그렇지만 제가 먼저 가겠어요."

"네가? 무엇 때문에 마음이 바뀐 거지?"

"바뀌지 않았어요. 다만 '미끄러져 떨어질 가능성이 가장 큰 자를 제일 아래에 두라' 는 의미일 뿐이에요. 프로도씨를 덮쳐 같이 떨어지게 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한꺼번에 두 명이 떨어져 죽어 버리면 아무 의미가 없잖아요."

프로도가 말리기도 전에 그는 언저리 위로 양 다리를 올려 놓고 몸을 틀더니 발끝으로 기댈 곳을 찾았다. 그가 냉철하고 용감하게 해낼지 아니면 어리석은 짓을 할지는 자못 의심스러웠다.

"아냐, 아냐! 샘, 이 바보녀석아! 어디로 갈지 살펴보지도 않고 그렇게 가다간 틀림없이 죽게 돼! 돌아와!"

그는 샘의 겨드랑이 아래를 잡아 다시 끌어올렸다.

"자, 잠시 기다려. 침착해야 해."

그는 엎드려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해는 아직 지지 않았지만 빠른 속도로 햇살이 엷어지고 있었다.

"잘해 낼 수 있을 거야. 어쨌든 난 해낼 수 있어. 그리고 너도 냉정을 유지해. 조심스럽게 날 따라오면 될 거야."

"어떻게 그렇게 자신을 가질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참. 이런 빛으로는 바닥도 볼 수 없잖아요. 발이나 손을 가져다놓을 데도 없는 곳에 이른다면 어떻게 하겠어요?"

"다시 기어올라와야지."

"말하긴 쉽죠. 아침이 되어 더 잘 보일 때까지 기다리는 게 나아요."

"아니야! 가능한 한 빨리 내려가야 해."

프로도는 갑자기 이상스러운 열정을 가지고 말했다.

"난 한 시간 한 시간, 일 분 일 분이 아까워. 난 끝까지 내려가 보겠어. 너는 내가 돌아오거나 부를 때까지 내려오지 마!"

그는 손으로 가장자리의 돌을 쥐고 몸을 아래로 밀었다. 양 팔이 거의 완전히 뻗쳤을 때 그는 발 디딜 곳을 찾았다.

"한 발짝만 내려가면! 그러면 이 돌은 오른쪽으로 넓게 뻗쳐. 여기선 아무것도 잡지 않고 설 수 있어. 난......"

그의 말이 끊겼다. 서둘러 다가오던 어둠이 이제 대단한 속도로 돌진해 와 하늘을 삼켰다. 바로 머리위에서 메마르고 날카로운 천둥소리가 들려왔다. 태워 버릴 듯한 번개가 구릉을 덮쳤다. 한바탕 사나운 바람이 몰아치고 바람소리에 섞여 높고 째질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호비트들은 이런 소리를 호비튼에서 도망쳐 올 때 마리쉬에서 들은 적이 있었다. 그곳 샤이어의 숲속에서 들었을 때도 그 소리는 피를 얼어붙게 했었다. 더욱이 이 황야에서는 두려움이 훨씬 컸다. 그 소리는 공포와 절망의 차가운 칼날이 되어 그들의 귀청을 뚫고 심장을 멈추게 했다. 샘은 얼굴을 묻고 납죽 엎드렸다. 프로도는 무심결에 붙잡고 있던 바위를 놓고 양 손으로 머리와 귀를 감쌌다. 그는 비명을 지르며 아래로 주르르 미끄러졌다. 샘은 미끄러지는 소리를 듣고 벼랑 언저리로 기어가 소리쳤다.

"프로도씨! 프로도씨!"

그는 아무 대답도 듣지 못했다. 그는 자신이 온몸을 떨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그는 숨을 돌리고 다시 한번 프로도를 불렀다. 불어 대는 바람이 목소리를 다시 목구멍으로 밀어넣는 것 같았다. 그 순간 계곡을 윙윙거리는 바람에 실려 '괜찮아, 괜찮다구! 난 여기 있어. 그렇지만 보이지가 않아.' 하는 대답이 희미하게 귀에 와 닿았다. 프로도는 가냘픈 소리로 외치고 있었다. 그는 실제로 아주 멀리 떨어져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미끄러지긴 했지만 완전히 떨어진 것은 아니었다. 그는 약간 미끄러져 넓은 바위턱에 발이 닿았다. 다행히 표면이 안으로 파여 있었고 또 바람이 벼랑벽쪽으로 불었기에 그는 넘어지지 않았다. 그는 가슴이 세차게 뛰었기에 잠시 바위에 얼굴을 대고 안정을 취했다. 어둠이 좀더 짙게 깔린 것이 아니라면 갑자기 장님이 된 것이나 아닌가 의심할 정도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돌아와요! 돌아오세요!"

그는 위쪽에서 샘이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그렇게 할 수가 없어. 보이지가 않아. 붙잡을 곳도 찾을 수가 없어. 아직은 움직일 수가 없어."

"제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 프로도씨? 어떻게 도와 드려야 하느냐고요?"

샘은 위험할 정도로 몸을 내밀고 소리쳤다. 왜 프로도씨는 볼 수가 없다는 걸까? 확실히 어둡긴 했지만 아무것도 보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는 아래쪽에 있는 프로도 - 양 다리를 바깥쪽으로 버티고 벼랑에 기대 서 있는 회색의 쓸쓸한 형체 - 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도움의 손길이 닿지 않을 만큼 멀리 떨어져 있었다. 다시 한번 천둥이 울렸다. 그리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벼랑으로 차갑게 몰아치는 우박 섞인 비는 눈앞을 가릴 정도였다.

"제가 내려가겠어요."

그렇게 한다고 해서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면서 그는 소리쳤다.


Дата добавления: 2015-09-29; просмотров: 19 | Нарушение авторских пра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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