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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곤도르 영주의 후계자가 이렇게 쓰러져 버리다니 44 страница



아라곤이 끼어들었다.

"나도 그를 생각했었지. 우린 헬름협곡에서 그 반(半)오르크들의 부대와 대적했었거든. 이제야 그 남부인이 사루만의 밀정이었음이 분명해지는군. 그러나 그가 암흑의 기사들과 함께 일한 건지 아니면 사루만만을 위해 일한 건지는 확실치 않아. 그 사악한 족속들에게서 언제부터 서로 동맹을 맺었으며 또 언제부터 서로 속이기 시작했는지를 알아내기는 거의 불가능하지."

메리가 다시 말을 이었다.

"모든 종족을 다 통틀어 최소한 만 명은 됐어요. 성문을 빠져나가는 데만 한 시간이 걸렸지요. 일부는 대로를 따라 여울을 향해 갔고 일부는 방향을 틀어 동쪽으로 갔어요. 저 아래 일 마일쯤 떨어진 곳 - 강이 아주 깊게 흐르는 곳인데 - 에 다리 하나가 놓여졌어요. 일어서면 지금도 볼 수 있어요. 그들은 모두 거친 소리로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끔찍스런 소란을 피워 댔어요. 사태는 로한 쪽에 아주불리하게 돌아가는 것 같았지요. 그러나 트리비어드는 움직이지 않고 그냥 '내 볼일은 오늘밤 이센가드에, 바위와 돌에 있어.' 하고 말하더라고요. 나로선 어둠 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지만 성문이 다시 닫히자마자 후오른이 남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생각해요. 그들이 오르크들을 맡았던 모양이에요. 아침이 되자 그들은 계곡 저 아래편에 있었으니까요. 아니면 적어도 꿰뚫어볼 수 없는 그림자가 있었으니까요. 사루만이 자신의 모든 병력을 내보내자 곧 우리 차례가 왔지요. 트리비어드는 우릴 내려놓고 성문으로 걸어가 해머로 두드리듯 문을 쾅쾅치며 사루만을 부르기 시작했어요. 응답 대신에 성벽에서 화살과 돌이 날아왔지만 엔트들에게 화살은 아무 소용도 없었지요. 물론 화살이 꽂히긴 했지만 그건 마치날벌레들처럼 화만 돋울 뿐이었지요. 엔트의 몸은 바늘꽃이 같아서 화살이 온몸에 꽂혀도 별 해를 입진 않는가 봐요. 또 그들에게는 독이 통하지 않아요. 그들의 피부는 아주 두터워서 나무껍질보다 더 강인한 것 같으니까요. 그들에게 상처를 입히려면 육중한 도끼로 내리치는 수밖에 없을 거예요. 그들은 도끼를 좋아하지 않아요. 그렇지만 한 명의 엔트를 해치려면 수많은 도끼잡이가 한꺼번에 달려들어야 할 거예요. 왜냐하면 한번 내리친 자는 두번 다시 기회를 가질 수 없을 테니까요. 엔트의 팔에서 내뻗는 주먹은 쇠도 얇은 주석판처럼 구겨 버리고 말거든요. 몸에 몇 개의 화살을 맞으니 트리비어드도 달아오르기 시작하는 모양이었어요. 아마 그로선 적극적으로 '성급해'지기까지 했다고 말할 거예요. 그가 우렁차게 소리를 지르자 열두명의 엔트들이 성큼성큼 올라갔어요. 화난 엔트는 정말 오싹할 정도로 무서워요. 그들의 손톱과 발톱이 바위에 달라붙기가 무섭게 바위는 마치 빵껍질처럼 산산이 부서져 버리겠지요. 백년 묵은 거대한 나무뿌리가 단 몇 초만에 뽑히는 것 같았어요.그들은 밀고 당기고 잡아 뜯고 흔들고 두들겨 댔어요. 쨍그랑 꽝, 우지끈 뚝딱대더니 오 분만에 이 거대한 성문을 짓이겨 버렸고 몇몇은 모래구덩이 속의 토끼처럼 성벽을 부숴 내리기 시작했어요. 사루만이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모르지만 그는 어찌할 방도를 몰랐을 거예요. 물론 요즘 들어 그의 마력이 감퇴되기도 했겠지요. 어쨌든 내 생각엔 충분한 부하와 물자 없이 홀로 궁지에 빠지니 담력이 생기지 않은 것 같아요. 내 말뜻을 알아들을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노회한 갠달프와는 아주 달라요. 난 사루만의 명성이 전적으로 이센가드에 자리잡은 그 능란한 재주 덕분이 아닌가 생각해요."



그러자 다시 아라곤이 끼어들었다.

"아냐, 그렇지는 않아. 그는 한때 그 명성만큼이나 위대한 인물이었어. 그의 지혜는 깊고 사고는 섬세했으며 재주는 경탄할 정도였지. 게다가 그는 타인의 마음을 지배하는 힘을 가겼었어. 현명한 사람들은 설득할 수 있었고 통이 작은 족속은 위압할 수 있었지. 틀림없이 그는 그런 힘을 아직도 갖고 있을 거야. 그와 단 둘이 이야기해도 우려하지 않을 수 있을 만한 인물은 내가 알기로 이 중간계에 그리 많지 않아. 그가 패배한 지금에도 말이야 그의 사악함이 드러난 지금도 그와 상대할 수 있는 이는 아마 갠달프, 엘론드 그리고 갈라드리엘 정도밖에 없을 거야."

그러자 피핀이 말했다.

"그렇지만 엔트들은 안전한 걸요. 그가 한번은 그들을 속여넘긴 모양이지만 결코 다시는 그렇게 못해요. 그리고 어찌되었든 그는 엔트들을 이해하지 못했고 또 그들을 계산에서 빠뜨리는 엄청난 실수를 범했지요. 그는 엔트들에 대해 아무런 방책도 갖지 않았고 일단 그들이 일을 벌이자 손을 쓸 겨를조차 없었던 거예요. 우리의 공격이 시작되자 이센가드에 남아 있던 몇 마리 쥐들은 엔트들이 뚫은 곳곳의 구멍으로 부리나케 달아나더라고요. 엔트들은 이처럼 종말을 맞아서야 항복하고 내려온 두세 다스의 인간들을 잠서 심문하고 보내 주었어요. 그렇지만 오르크들은 몇 명밖에 빠져나가지 못했을 거예요. 특히 후오른들에게서는 도망치지 못했을 거라고요. 왜냐하면 그 무렵엔 계곡을 내려갔던 후오른들뿐 아니라 더 많은 수의 후오른들이 이센가드 주위에 완전히 숲을 이루고 서 있었으니까요. 엔트들이 남쪽 성벽의 대부분을 쓰레기더미로 만들고 또 남아 있던 인간들이 자기를 내버리고 도망쳐 버리자 사루만은 겁을 먹고 황급히 몸을 피했어요. 우리가 처음 성문에 도착했을 때 그는 아마 성벽에 있었던가 봐요. 자기 부대가 장쾌하게 출전하는 광경을 보고 있었겠지요. 엔트들이 돌진해 들어가자 그는 황급히 성벽을 떠났기 때문에 처음에는 그를 발견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밤이 깊어지자 엔트들이 주위를 충분히 살필 수 있을 만큼 별빛이 밝아졌어요. 갑자기 퀵빔이 '나무도살자! 나무도살자!' 하고 외쳤어요. 퀵빔은 아주 점잖은 엔트지요. 그러나 자기 종족이 오르크의 도끼에 잔혹한 수난을 당해 왔기에 그는 맹렬히 사루만을 증오해요. 그는 안쪽 성문으로부터 길을 따라 뛰어내려갔어요. 화가 나면 바람처럼 움직일 수 있으니까요. 흐릿한 형체 하나가 기둥들이 드리운 그림자 사이로 들락날락하더니 황급히 멀어져 가는 게 보이고 이윽고 성채의 입구에 이르는 층계에 거의 다다랐어요. 그런데 그게 위험천만한 일이었어요. 퀵빔은 그를 쫓느라 열중한 나머지 문을 통해 미끄러져 들어가다가 하마터면 붙잡혀 교살당할 뻔했거든요. 오탕크로 들어가 든든해지고 나자 얼마 안 되어 사루만은 몇몇 소중한 기계를 가동시켰어요. 그 무렵 이센가드 내에는 많은 엔트들이 있었는데 일부는 퀵빔을 따라왔고 일부는 북쪽과 동쪽으로 몰려갔었지요. 그들은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닥치는 대로 부수고 있었어요. 그런데 느닷없이 불길과 고약한 연기가 일어났어요. 평원 곳곳에 널린 통풍구와 환기갱에서 내뿜기 시작한 것이었어요. 여러 엔트들이 불에 그을려 물집이 잡혔고 그 중 하나 - 비치보운이라는 이름이었는데 - 는 아주 키가 크고 잘생긴 엔트였는데 어떤 액체의 불꽃에 휩싸여 횃불처럼 타버렸어요. 끔찍한 광경이었지요. 이 광경이 엔트들을 미치게 했어요. 전에 그들이 진짜로 분기한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건 잘못된 생각이었어요. 난 마침내 분기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본 거예요. 혼비백산케 하는 분노였지요. 그들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와 하는 함성과 함께 나팔소리 같은 굉음을 냈는데 그 소리만으로도 돌이 갈라져 떨어지기 시작했지요. 메리와 나는 땅바닥에 엎드려 망또로 귀를 틀어막았어요. 엔트들은 윙윙거리는 태풍처럼 날뛰며 기둥을 부수고 환기갱 아래로 거대한 돌덩이를 내던지기도 하고 잎사귀처럼 가볍게 공중으로 던져 올리기도 하며 철벽 같은 오탕크 주위를 맴돌았어요. 그 성채는 돌풍 한가운데 휩싸인 것 같았어요. 난 철주들과 석공용 돌덩이들이 수백 길이나 높이 치솟았다가 오탕크에 부딪혀 산산이 부서지는 걸 봤어요. 그러나 트리비어드는 침착하더군요. 다행히 그는 화상을 전혀 입지 않았어요. 그는 자기 종족이 분노한 나머지 다치게 되는 걸 원치 않았고 또 그런 혼란의 와중에서 사루만이 어떤 구멍으로 빠져나가지 않을까 염려했던 거예요. 많은 엔트들이 오탕크의 철벽에 몸을 부딪쳤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오탕크의 철벽은 매우 매끄러우면서도 단단하거든요. 아마 그 속에는 사루만의 마법보다 더 오래되고 더 강한 어떤 마법이 숨어 있는 모양이에요. 어쨌든 그들은 그 벽을 붙잡을 수도 없었고 또 틈을 내지도 못해 그냥 몸을 부딪쳐 멍이 들거나 상처가 날 뿐이었어요. 그래서 트리비어드가 둥글게 늘어선 엔트들의 무리속으로 들어가 외쳤어요. 엄청난 그의 목소리는 모든 소리를 위압하더군요. 갑자기죽은 듯이 고요해졌어요. 그 정적 속에서 우린 성채의 높은 창으로부터 울려오는 째지는 듯한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요. 그 소리는 엔트들에게 이상한 효과를 가져다주었어요. 끓어넘칠 듯 격분했던 그들이 이제 얼음처럼 차갑고 냉혹해졌으며 또 조용해졌던 거예요. 그들은 평원을 떠나 트리비어드 주위로 조용히 몰려들었어요. 그는 잠시 다른 엔트들에게 자신들의 언어로 이야기했어요. 아마 그는 동료들에게 자신의 노회한 머리 속에 오래전부터 담아 두었던 계획을 설명하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나자 그들은 회색빛 속에서 그대로 조용히 사라지더군요. 그 무렵 날이 밝아오고 있었거든요. 그들은 성채를 감시하고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어둠속에 너무도 감쪽같이 숨어 있었고 또 너무도 조용했기 때문에 그들을 볼 수는 없었어요. 다른 엔트들은 북쪽으로 가버렸어요. 그날 온종일 그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분주하게 일했지만 우린 대부분의 시간을 둘만 남겨진 채 보내야만 했어요. 쓸쓸한 날이었지요. 그래서 우린 되도록 오랑크의 창문을 보지 않으려 애쓰면서 이리저리 헤매고 다녔어요. 왜냐하면 그 창문들이 아주 위협적인 눈길로 우리를 쏘아보는 것 같았거든요. 우린 꽤 오랜 시간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어요. 남쪽 멀리 로한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또 우리 원정대의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하게 여기면서 말이에요. 가끔 우린 멀리서 돌이 구르고 떨어지는 소리 그리고 산속에서 메아리치는 둔중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어요. 오후가 되어 우린 무슨 일인가 알아 보려고 원형의 평원 주위까지 걸어갔어요. 계곡 맨 위쪽엔 후오른들이 거대한 숲을 이루고 서 있었고 북쪽 성벽 주위에도 또 한 무리가 있더군요. 우린 감히 그 속으로 들어갈 수 없었어요. 그렇지만 그 안에선 계속 부수고 찢어 발기는 소음이 들려오고 있었지요. 엔트들과 후오른들이 거대한 구덩이와 참호를 파고 웅덩이와 댐을 만들어 이센강물 전부와 그들이 찾을 수 있었던 다른 모든 개울과 샘을 끌어들이고 있었던 거예요. 우린 그냥 지켜보고만 있었지요. 땅거미가 질 무렴 트리비어드가 성문으로 돌아왔어요. 그는 혼자서 흥얼거리며 붕붕 소리를 내고 있었는데 기분이 좋은 것 같더군요. 그가 서서 거대한 팔다리를 쭉 뻗고 깊이 숨을 쉬길래 피곤하냐고 물어 봤더니 그는 '피곤하냐고? 피곤하냐고? 음, 아냐, 피곤하지 않아. 다만 몸이 좀 뻣뻣할 뿐이지. 맛있는 엔트워시 강물을 한번 들이켰으면 좋겠군. 우린 열심히 일했거든. 우린 오늘 이전의 오랜 세월에 걸쳐 해왔던 것보다 더 많은 돌을 깨고 땅을 팠다고. 그렇지만 이젠 거의 끝났어. 밤이 되면 이 성문 근처나 오래된 터널 속에서 얼쩡거리면 안 돼. 물이 터져 나올 거야. 게다가 사루만의 모든 더러움이 씻겨 내릴 때까지는 얼마동안 고약한 물이 계속 흐를 거야.그 다음엔 이센강이 다시 깨끗하게 흐를 수 있겠지.' 하는 거였어요. 그는 다만 기분을 흥겹게 하기 위해 한가로운 태도로 성벽을 좀더 무너뜨리기 시작했어요. 우린다만 그 놀라운 일이 벌어졌을 때 누워 잠잘 수 있을 만한 장소로 어디가 가장 안전할까 곰곰이 궁리하고 있었지요. 그때 길 위로 기사 한 명이 급히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어요. 메리와 나는 조용히 누워 있었고 트리비어드는 아치 아래 어둠 속에 몸을 숨겼지요. 갑자기 거대한 말 한 마리가 은빛 섬광처럼 성큼성큼 달려왔어요.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지만 난 그 기사의 얼굴을 분명히 볼 수 있었지요. 얼굴은 빛을 발하고 있었고 옷도 하얗게 번득였어요. 난 그냥 일어나 앉아 입을 벌린 채 뚫어지게 바라보았을 뿐이에요. 소리를 지르려 했지만 나오질 않았어요. 그렇지만 그럴 필요도 없었지요. 그가 우리 곁에 멈춰서더니 내려다보았거든요. '갠달프!' 하고 내가 마침내 입을 열었지만 그건 속삭임에 불과했지요. 그가 '안녕, 피핀! 이건 유쾌한 놀라움인걸!' 하고 말했던가? 아냐, 그렇지 않았지요. 그는 '일어나, 멍텅구리 같은투크야! 도대체 트리비어드는 어디 있는 거야? 난 그가 필요해. 어서 말해!' 하고 소리쳤어요. 트리비어드가 그의 목소리를 듣고 즉시 어둠 속에서 나와 이상한 만남이 이뤄진 거예요. 난 깜짝 놀랐지요. 왜냐하면 그 둘 다 전혀 놀라는 것 같지 않았거든요. 분명히 갠달프는 거기서 트리비어드를 찾을 걸로 예상했고 또 트리비어드는 트리비어드대로 갠달프를 만날 목적으로 성문 근처를 배회하고 있었던 것처럼 보였단 말이에요. 그렇지만 우린 그 늙은 엔트에게 모리아에서 일어난 일들을 모두 얘기했었거든요. 그 당시 그가 우리에게 보인 이상야릇한 표정은 기억했지만 나로선 그가 갠달프를 보았거나 그에 관한 소식을 들었으면서도 성급하게 말하려 하지않는 것이라고만 추측할 수 있었을 뿐이었어요. '서두르지 마라!' 그의 좌우명이니까요. 그렇지만 어느 누구도, 심지어 요정들까지도 갠달프가 자리에 없을 때엔 그의동정에 대해 확실히 이야기하기를 삼가니까요. 트리비어드가 먼저 말을 꺼냈어요. '흠! 갠달프! 오셔서 기쁘오. 숲과 물, 가축과 돌은 내가 제어할 수 있으나 여기 있는 마법사는 당신이 처리하셔야겠소.' 그랬더니 갠달프는 이렇게 말했지요. '트리비어드!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오. 당신은 이미 많은 일을 하셨지만 좀더 수고해 주셔야겠소. 처치해야 할 오르크가 천 명쯤 되오.' 그러더니 그 둘은 구석으로 가서 함께 의논을 하더라고요. 트리비어드에겐 틀림없이 너무 서두르는 것처럼 보였을 거예요. 왜냐하면 갠달프는 너무 급한 나머지 내게 들리지 않는 곳으로 가기도 전부터 대단한 속도로 이야기를 시작했으니까요. 그들은 단지 몇 분, 아마 십오 분쯤만 우리에게서 떨어져 있었어요. 이윽고 갠달프가 우리에게 돌아왔는데 한시름 놓아서 그런지 즐겁다고까지 말할 수 있을 정도의 표정이더라고요. 그제서야 우릴 보게 되어 반갑다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나도 이렇게 물어 봤지요. '그런데 갠달프, 지금까지 어디 계신 거예요? 그리고 다른 동지들도 보셨나요?' 그러자 그는 참으로 갠달프답게 이렇게 대답했어요. '어디 있었건 이렇게 돌아왔잖아. 그래, 난 다른 동지들중 몇을 보았어. 그렇지만 소식을 들으려면 좀더 기다려야 해. 지금은 위험스러운 밤이니 빨리 달려가야 한단 말이야. 그렇지만 새벽은 더 밝을 거야. 만일 그렇게 된다면 우린 다시 만나게 돼. 자네들 스스로 자중하고 절대로 오탕크 곁으론 가지 말라고! 안녕!' 갠달프가 가고난 뒤 트리비어드는 깊은 생각에 잠겼지요. 분명 그는 짧은 시간에 많은 걸 배웠고 이제 그걸 소화하는 중이었어요. 그는 우릴 바라보며 말하더군요 '흠, 흠, 너희는 내가 생각한 만큼 성급한 족속은 아닌 것 같군. 너희는 결코 내키는 대로 말하진 않았고 또 필요 이상으로 말하지도 않았어. 흠, 참으로 많은 소식을 알았는걸! 자, 이젠 트리비어드가 다시 바빠져야겠군.' 그는 가기 전에 우리에게 얼마간의 소식을 들려 주었지만 그건 우리 기분을 전혀 북돋워 주지 않았지요. 그렇지만 우린 당장은 프로도와 샘 또는 가엾은 보로미르에 대해서보다는 당신들 셋에 대해 더 많은 걱정을 했지요. 왜냐하면 소식을 종합해 보건대 굉장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거나 곧 벌어질 것이고 또 당신들이 그 전투의 한복판에 있을 것이며 결코 그곳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거라고 추측되었기 때문이지요. 트리비어드는 '후오른들이 도와 줄 거야.' 하고 말하고는 그냥 가버려서 오늘아침까지 우리도 그를 다시 보지 못했지요. 깊은 밤이었어요. 우린 돌더미 위에 누워 있었기 때문에 그 너머에서 벌어지는 일은 전혀 볼 수 없었지요. 어둠이 거대한 안개처럼 온통 우리 주위를 담요같이 둘러싸 전혀 보이지 않았어요. 대기는 무덥고 무거웠고 살랑거리는 소리, 삐걱대는 소리 그리고 중얼거리는 소리로 가득차 있었어요. 난 전투를 돕기 위해 수백 명의 후오른들이 더 지나가고 있음에 틀림없다고 생각했어요. 얼마 후 멀리 남쪽에서 천둥이 치는 커다란 소리가 들렸고 멀리 로한을 가로지르며 번개의 섬광이 비쳤지요. 가끔씩 수십 마일 떨어진 곳의 산봉우리들이 갑자기 흑백으로 삐쭉 솟았다가 이윽고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뒤쪽 산속에선 천둥 같은 소리가 - 실상 천둥은 아니었어요 - 울려와 때때로 계곡 전체에서 메아리쳤어요. 엔트들이 댐을 부숴 저장해 두었던 물을 북쪽 성벽의 틈을 통해 한꺼번에 이센가드로 내리부은 것은 자정쯤이었어요. 후오른들의 어둠이 지나갔고 천둥소리도 멀어져 갔지요. 서쪽 산맥 뒤로 달이 기울고 있었어요. 이센가드가 벌레처럼 기어다니는 시커먼 개울과 웅덩이들로 채워지기 시작했어요. 그것들은 평원 위로 터져가면서 달의 마지막 빛을 받아 번득이더군요. 때로 물결이 환기구나 분수공 속으로 흘러내리면서 엄청난 하얀 증기가 쉿쉿거리며 솟아올랐고 연기가 물결치며 떠올랐어요.폭발음이 일고 불길이 타올랐어요. 거대한 소용돌이 모양의 수증기가 선회하며 솟아올라 오탕크 주위를 휘감아 마치 달빛을 받고 타오르는 높은 구름봉우리 같아보였어요. 그리고도 더 많은 물이 쏟아부어져 마침내 이센가드는 온통 김을 내뿜고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거대한 냄비가 되어 버렸어요."


Дата добавления: 2015-09-29; просмотров: 21 | Нарушение авторских пра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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