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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곤도르 영주의 후계자가 이렇게 쓰러져 버리다니 30 страница



데오든은 천천히 일어섰다. 궁전엔 다시 희미하게 빛이 퍼지기 시작했다. 여인이왕을 부축하자 노왕은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와 조심스럽게 궁전을 거닐기 시작했다. 웜통은 여전히 땅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그들이 문에 이르자 갠달프가 문을 두드리며 외쳤다.

"문을 열어라! 마크의 왕께서 납신다!"

문이 뒤로 밀려나자 살을 에는 듯한 공기가 밀려들어왔다. 언덕 위로부터 바람이 불고 있었다. 갠달프가 왕에게 말했다.

"경비병들을 저 계단 아래까지 내려 보내시오. 그리고 공주, 주군은 내게 잠시 맡기시오 내가 돌봐 드리겠소."

그러자 노왕이 입을 열었다.

"가거라, 내 사랑스런 조카 요윈! 두려움의 시간은 이제 지나갔다."

여인은 몸을 돌려 천천히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문을 지나면서 몸을 돌려 뒤를 돌아보았다. 눈가에 차분한 연민의 정을 띠고 왕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은 엄숙하고 사려깊었다. 그녀는 매우 아름다웠으며 긴 머리칼은 황금빛 물결처럼 흘렀다. 키 크고 가냘픈 몸매에 은빛 허리띠가 둘린 하얀 옷을 입은 그녀는 왕족답게 무쇠처럼 강인하고 엄격한 인상을 간직하고 있었다. 아라곤은 이제 처음으로 한낮의 찬연한 햇빛 아래서 로한의 왕녀 요윈을 만난 것이었다. 그는 그녀가 완전히 성숙하지는 못했지만 여린 봄날 아침처럼 아름답고도 차갑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녀도 그를 눈여겨보았다. 그는 왕의 후계자와 같은 위엄을 풍겼으며 많은 역경을 이겨 온 현자의 풍모를 지니고 있었다. 큰 키에 회색 망또를 둘러 몸을 가리고 있었지만 커다란 힘을 감추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잠시 바위처럼 꼼짝 않고 서 있다가 이윽고 몸을 돌려 사라져 버렸다.



"자, 왕이시여! 그대의 대지를 살펴보시오! 자유로운 대기를 다시 호흡해 보시오!"

갠달프가 외첬다. 현관에서는 저 개울 너머의 흐릿한 회색빛을 띤 로한의 푸른 평원이 바라다보였다. 바람에 날리는 빗줄기와 장막이 쳐지고 있었다. 저쪽 서편 하늘에서는 여전히 천둥이 일며 어두움이 깔려 있어 멀리 시야가 가려진 언덕꼭대기부근에서 번개를 볼 수 있었으나 이미 바람은 북쪽으로 방향이 바뀌었으며 동쪽으로부터 몰려왔던 폭풍우는 바다를 향해 남쪽으로 멀어지며 세력을 잃고 있었다. 구름 사이로 갑자기 한 줄기 햇빛이 내리꽂히듯 비쳤다. 저 멀리 쏟아지는 빗줄기가은처럼 빛을 발했으며 강물은 유리창처럼 가물거렸다.

데오든이 입을 열었다.

"여긴 이제 그렇게 어둡진 않구려."

그러자 갠달프가 대답했다.

"그렇소. 또한 어떤 이들이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든 것처럼 당신 어깨를 누르고 있는 노령이 사실은 그렇게 무겁지는 않은 겁니다. 지팡이는 이제 필요없을 거요."

왕의 손에서 검은 지팡이가 떨어져 돌이 부딪고 요란한 소리를 냈다. 오랜 노역끝에 오랫동안 굽혔던 허리를 펴는 사람처럼 왕은 천천히 몸을 곧추세웠다. 이제 그는 똑바로 서서 푸른 눈을 들어 개어 가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요즈음의 꿈은 어두웠지만 이제 새로 깨어난 느낌이오. 당신이 진작 왔더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갠달프. 이미 때가 늦어 내 궁정 최후의 날을 보게 되는가 싶어서 말이오. 욜의 아들 브레고께서 세우신 저 높은 궁성도 이제 그리 오래 지탱할 수 없을 것이오. 불길이 저 궁성을 집어삼킬 것이오. 이제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소?"

그러자 갠달프가 답했다.

"해야 할 일은 많소. 그러나 먼저 요머를 부르시오. 당신 이외에는 모두 웜통이라 부르는 그리마의 간언에 넘어가서 요머를 죄수로 감금했다는 내 짐작이 옳지 않소?"

"사실이오. 그는 내 명령을 거역했고 또 그리마를 죽이겠다고 내 면전에서 위협했었소."

"당신의 신하가 당신은 사랑하지만 웜통이나 그의 간언은 그리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오."

"그럴 수 있지요. 당신이 하라는 대로 하겠소. 하마를 불러 주시오. 수문장으로는 그리 믿음직하지 못하다는 것이 판명됐으니 이제 전령으로 쓰겠소. 죄있는 자가 죄있는 자를 심판에 넘기게 될 거요."

왕의 목소리는 준엄했으나 갠달프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와 함께 얼굴을 덮고 있던 주름살은 영원히 사라져 버렸다. 하마가 달려와 분부를 받고 간 다음 갠달프는 데오든을 돌의자로 이끈 후 자신은 그 앞 가장 높은 계단에 앉았다. 아라곤과 그 친구들은 곁에 섰다.

갠달프가 말했다.

"왕께서 들어야 할 모든 사실을 이야기할 시간은 없소. 그렇지만 만일 내 희망이 그릇된 것이 아니라면 머지않아 좀더 자세히 이야기할 시간이 생길 겁니다. 보시오! 당신은 웜통의 간계에 의해 꿈속에 끌려들어갔었소. 그리고 지금은 그보다 더 거대한 위험에 처해 있소. 그러나 이제 당신은 꿈속에 있지 않소. 당신은 살아있소. 곤도르와 로한은 각기 홀로 설 수는 없소. 적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강하니까. 그러나 우리에겐 적이 짐작 못하는 희망이 있소."

이제 갠달프는 빠르게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아주 낮고 은밀해 왕 이외의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았다. 그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동안 데오든의 눈은 점점 밝게 빛났다. 드디어 그는 허리를 꼿꼿이 펴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갠달프도 일어섰다. 그 높은 곳에서 그들은 함께 동쪽을 바라보았다. 갠달프는 다시 맑고 날카로운 소리로 말했다.

"진정 우리의 가장 큰 두려움이 있는 바로 저 길에 우리의 희망도 있소. 운명은 아직도 한 가닥 실에 매달려 있소. 우리가 당분간 정복당하지 않고 버틸 수 있다면 저곳에 우리의 희망이 남아 있는 것이오."

다른 이들도 동쪽을 바라보았다. 대지와 대지를 갈라놓고 있는 아득한 거리를 넘어 시야가 미치는 아주 먼 곳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은 희망과 두려움을 품고 시야너머의 어두운 산맥을 지나 암흑의 땅에까지 이르렀다. 반지의 사자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운명이 매달려 있는 그 실은 얼마나 가녀린가! 멀리 볼 수 있는 눈을 긴장시킨 채 바라보고 있던 레골라스는 흰빛이 반짝이는 걸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건 저 멀리의 감시탑 꼭대기에 반사된 햇빛 같았다. 그리고 훨씬 먼 쪽에서 날름대는 아주 작은 불꽃이 보였다. 그 불꽃은 끝없이 멀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당면한 위협이었다. 갠달프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아직 나른한 기운이 몸을 지배하려고 발버둥치는 듯 데오든은 천천히 의자에 앉았다. 그는 몸을 돌려 거대한 궁을 바라보았다.

"아! 이 사악한 시대가 나의 몫이라니! 또한 평화를 이루어 냈던 그때가 아니라 이렇게 늙어 버렸을 때 다가오다니! 애석하구나, 용자 보로미르! 젊은이는 가버리고 늙은이가 목숨을 부지해 시들어 가다니."

그는 주름진 두 손으로 무릎을 움켜쥐었다. 그러자 갠달프가 말했다.

"당신의 손가락이 그 옛날의 힘을 기억하기 위해선 칼자루를 쥐는 편이 좋을 겁니다."

데오든은 일어나 손을 옆구리로 가져갔다. 그러나 허리띠엔 칼이 달려 있지 않았다.

"그리마가 어디다 치웠지?"

그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러자 어떤 맑은 목소리가 이렇게 울렸다.

"자, 받으십시오, 주군! 이 칼은 언제나 주군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이 조용히 층계를 올라와 꼭대기에서 몇 계단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바로 요머였다. 투구와 갑옷은 입고 있지 않았지만 손에는 칼을 뽑아 들고 있었다. 그는 무릎을 꿇고 손잡이를 왕에게 내밀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데오든이 준엄하게 물었다. 그가 몸을 돌리자 새로 온 두 사람은 왕의 곧추세운, 의기에 찬 옥체를 경이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의자에 쭈그려 앉았거나 지팡이에 몸을 기대던 그 노인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하마가 몸을 떨며 말했다.

"소신이 한 짓입니다, 주군. 소신은 요머공이 풀려난 걸로 알고 있었습니다. 가슴에 기쁨이 넘친 나머지 소신이 잘못을 저질렀나 봅니다. 그렇지만 다시 풀려났고 또 마크의 원수이니 소신은 공이 명하는 대로 공의 검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주군."

그러자 요머도 왕에게 말했다.

"주군의 발 아래에 놓기 위해서였습니다."

침묵이 흐르는 잠시동안 데오든은 아직 자기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요머를 내려다보며 서 있었다. 어느쪽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 검을 받지 않으실 겁니까?"

마침내 갠달프가 말했다. 데오든은 천천히 팔을 앞으로 뻗쳤다. 왕의 손에 검이 들리자 그 가녀린 팔에는 다시 굳센 기운과 힘이 살아나는 것 같았다. 갑자기 그는 검을 치켜들며 허공에 휘둘렀다. 그리고 크게 고함을 질렀다. 로한의 언어로 전투준비를 명하는 노래를 부르는 그의 목소리는 청아하게 울려퍼졌다.

이제 일어서라, 일어서, 데오든의 기사들이여!

진정한 정의를 일깨우라, 동녘이 어두워진다!

말을 제어하라! 뿔나팔을 불라!

로한의 기사들이여, 앞으로!

노래가 울려퍼지자 경비병들이 전투의 호출이 내렸는가 의아해 달려왔다. 그들은 모두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왕을 바라보더니 칼을 빼 그의 발 아자에 놓으며 외쳤다.

"명령을 내리소서!"

그러자 요머가 외쳤다.

"웨스투 데오든 할! 주군께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신 걸 보니 정말 기쁩니다. 갠달프여, 그대가 오로지 슬픔만을 몰고 오신다는 말은 다시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데오든이 요머에게 말했다.

"내 조카 요머, 다시 칼을 받으라! 그리고 하마, 그대는 가서 내 검을 찾으라. 그리마가 감추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놈도 데려오라. 자, 갠달프여, 그대는 내가 듣겠다면 조언을 해주겠다고 했소. 그게 무엇이오?"

"당신 스스로 이미 받으셨소. 삐뚤어진 마음을 가진 자보다 요머를 신뢰하고, 후회와 두려움을 버리고 목전에 닥친 일을 해야 한다는 거요. 요머가 아뢴 대로 말을 탈 수 있는 자는 모두 지금 당장 동쪽으로 보내야 하오. 시간이 있을 때 먼저 사루만의 위협을 쳐부숴야 하니까 말이오. 만일 실패한다면 우린 멸망하는 것이고, 만일 성공한다면 다음 일로 넘어 가야 할 것이오. 그동안 남아 있는 당신 백성들, 여자와 어린이와 노인들은 산맥 속에 숨겨진 피난처로 급히 보내야 하오. 그들은 이와 같은 불운한 시대에 대비하고 있지 않았소? 양식을 가져가게 하되 서둘러 하도록 하고 또 크든 작든 귀중품을 챙기느라 시간을 낭비하게 해선 안 되오. 위태로운 건 바로 목숨이니까."


Дата добавления: 2015-09-29; просмотров: 21 | Нарушение авторских пра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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