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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곤도르 영주의 후계자가 이렇게 쓰러져 버리다니 5 страница



아라곤이 깨어난 것을 보고 그는 애석한 어조로 말했다.

"그놈들은 멀리, 아주 멀리 달아났어요. 그놈들이 지난밤 쉬지 않으리란 걸 나는 이미 예감하고 있었지요. 이제 오직 독수리만이 놈들을 쫓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아라곤이 그의 등을 토닥거리며 말했다.

"그래도 우린 힘닿는 데까지는 최선을 다할 걸세."

그리고선 황급히 돌아서서 난쟁이를 깨웠다.

"이봐, 그만 일어나게. 이제 떠나야겠네. 놈들의 냄새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어."

김리는 감기려는 눈을 겨우 뜨고 대꾸했다.

"응응, 아직도 캄캄한데. 아무리 레골라스라 해도 해뜨기 전엔 그들을 볼 수 없잖아요."

레골라스가 씁쓸하게 말했다.

"그래, 이젠 환해지더라도 그들을 볼 수 있을지 의문이야. 그놈들은 이미 내 시야를 벗어나지 않았나 싶어."

아라곤이 그를 향해 안쓰러운 표정을 짓고 말했다.

"자네 시력이 여의치 않다면 이 초원이 우리에게 낙관적인 소식을 가져다줄 수도 있네. 그놈들의 잔인한 발길에 틀림없이 이 대지도 신음을 토해 놓았을 거야."

그는 지면에 몸을 납작하게 붙이고 귀를 댔다. 그가 그런 동작을 취한 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일어나지 않아서 김리는 그가 그대로 기절하거나 다시 잠들어 버린 게 아닌가 조바심치고 있었다. 새벽은 고양이걸음으로 슬그머니 그들 곁으로 다가왔고 희끄무레한 잿빛 박명이 둘러싸고 있었다. 마침내 그가 몸을 일으켰다. 그런데 그의 얼굴은 창백했고 근심이 잔뜩 내려앉은 표정이었다.



"이 땅으로부터 들려오는 소리는 온통 뒤죽박죽이야. 수마일 내에선 아무 기척도 없어. 적들의 발소리도 흐릿하고. 그런데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네. 말발굽소리가 요란해. 아까 잠결에도 언뜻 그 비슷한 소리를 들었던 것 같아. 꿈자리가 몹시 사나웠지. 서쪽으로 질주하는 말발굽소리 같았어. 그런데 그 소리는 북쪽으로 옮겨가며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 같아. 틀림없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모양이야."

가만히 듣고 있던 레골라스가 단호하게 말했다.

"자, 갑시다."

이렇게 추격의 셋째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먹구름이 온 하늘을 뒤덮었다가 다시 해가 고개를 내밀길 반복하는 변덕스런 날씨에 그들은 쉬지도 않고, 때로는 잰걸음으로 때로는 뜀박질로 추적에 박차를 가했다. 아무리 피로해도 이미 그들의 가슴에 당겨진 불길을 끌 수는 없었다. 그들은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때때로 그들은 램바스를 선물로 준 갈라드리엘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정을 느꼈다. 렘바스는 그들의 고된 행군에 더없이 훌륭한 활력소가 되었다.

적들의 자취는 방향이 바뀌거나 끊긴 데 없이 북서쪽으로 곧장 이어져 있었다. 또 하루가 저물어갈 무렵 그들은 민둥민둥한 둔덕 앞에 도착했다. 거기서부터 땅은 더욱 단단해지고 풀이 더욱 짧아졌기 때문에 오르크들의 자취도 점점 흐릿해지고 있었다. 왼편으로는 엔트워시 강이 초록빛 바탕에 은색 실로 수놓아진 것처럼 긴 선을 그리며 굽이쳐 흐르고 있었다. 움직이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로한인들의 거처는 대부분 남쪽으로 멀리 떨어져 안개와 구름을 이고 있는 백색산맥 처마 아래에 밀집되어 있었다. 그러나 옛날에는 마 영주들이 왕국 동족인 이 이스템네트에서 많은 마소를 방목했었다. 목부들도 거기서 야영생활을 하면서 마소를 쳤었고 심지어는 겨울철에도 그 일대를 유랑했었다. 그러나 이제 그 모든 땅은 텅 비어 있었고 평화로운 고요함과는 사뭇 다른 기괴한 정적이 깔려 있었다.

해가 뉘엿뉘엿 기울어 갈 무렵 그들은 다시 멈춰섰다. 그들은 이제 로한의 평원을 칠십이 마일이나 지나왔고 에민 뮐의 경계는 어둠에 묻혀 보이지 않았다. 이제 막 떠오른 달이 밤안개로 잔뜩 뒤덮인 하늘을 흐릿하게 비추고 있었고 별들은 안개 속에 가려져 있었다.

레골라스가 말했다.

"이번엔 추격 도중에 멈추거나 쉰다는 게 정말 내키질 않아. 놈들은 마치 사우론이 바로 등뒤에서 채찍으로 닦달질이라도 하듯 우리의 속도보다 훨씬 앞질러 갔어요. 그놈들은 이미 저 앞 숲 어둠을 뚫고 질주해 가지 않았나 싶은데."

김리가 분통을 터뜨리며 말했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의 희망도 산산이 부서지고 지금까지 애써온 보람도 없이 우리의 고생도 끝장나 버리게?"

아라곤이 말했다.

"우리의 희망은 꺾일지 모르나 우리 고생만은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 걸세. 우린 여기서 되돌아가지 않아.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몸이 몹시 노곤하군."

그는 자기들이 지나왔던 길을 뒤돌아보았다.

"이 땅에선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어. 난 이 정적을 믿지 않아. 저 으스름한 달도 믿지 않네. 별들이 흐릿한 데다가 몸까지 노곤해. 예전엔 쫓아야 할 확실한 목표가 있을 때는 좀체로 그런 일이 없었는데. 적들에게는 속도를 더해 주고 우리 앞길은 가로막는 어떤 힘이 우리에게 미치고 있어. 그리고 보면 실제로 사지가 노곤한 게 아니라 느낌이 그런 것 같아."

레골라스도 그의 말에 동의했다.

"그래요. 우리가 처음 에민 뮐에서 내려왔을 때부터 난 그걸 느끼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 이상한 힘은 우리 뒤가 아니라 앞쪽에서 미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는 로한의 경계를 넘어 초승달 아래 어둠에 묻혀 있는 서쪽을 가리켰다.

아라곤이 중얼거렸다.

"사루만이야. 그러나 그도 우리 앞을 가로막진 못해. 일단 우리는 한 번 더 여기서 멈춰야 해. 자 봐. 몰려드는 구름이 달까지 삼키고 있잖아? 날이 밝으면 우리가 가야 할 길은 고원과 늪지뿐이야."

간밤을 꼬박 새운 건지 잠을 잔 건지 알 수 없지만 레골라스는 어제처럼 먼저 일어나 있었다. 그가 소리쳤다.

"일어나요! 일어나! 해가 떠오르고 있어요. 숲 가장자리에서 뭔가가 우릴 기다리고 있어요. 길조인지 흉조인지 알 순 없지만 하여튼 우릴 불렀어요. 어서 일어나 보라고요."

그 소리에 두 사람은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그들은 미처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출발했다. 점점 언덕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들이 거기에 도착했을 때도 정오 한 시간 전이었다. 비탈길이 먼둥산 위로 북쪽을 향해 곧게 뻗어 있었다. 발에 밟히는 땅의 감촉은 팍팍했고 풀들도 대체로 짧은 편이었다. 갈대와 골풀이 듬성듬성 나 있는 덤불 사이로 구불구불 흐르는 개천이 있었고 그 옆에는 폭이 약 십 마일쯤 되게 움푹 꺼진 땅이 있었다. 최남단의 비탈 바로 서쪽엔 잔디가 마구 짓밟힌 평원이 있었다. 거기서부터 오르크들의 자취는 북서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었다.

아라곤은 걸음을 멈추고 그 자취를 면밀히 살폈다.

"놈들은 여기서 잠시 쉬었어. 그러나 이 흔적도 꽤 오래된 거야. 레골라스, 자네가 예견한 대로 맞아떨어졌어. 지금 이 자리를 놈들이 지나간 건 하루하고도 반나절이 지난 것 같아. 놈들이 이 정도의 속도로 계속 질주해 갔다면 어제 해질 무렵에는 판곤의 경계선을 이미 넘었을지도 몰라."

김리가 말했다.

"내 눈엔 저 멀리 북서쪽의 안개 속으로 가물거리며 사라지는 풀포기밖에 안 보이는걸. 언덕 위에 올라서면 그 숲이 보일까?"

아라곤이 말했다.

"숲은 아직 멀리 떨어져 있어. 내 기억으로는 이 구릉은 북쪽으로 이십사 마일 남짓 뻗어 있어. 그 뒤로는 엔트워시 강 어귀의 넓은 대지로 약 사십오 마일쯤 될 거야."

김리가 말했다.

"자, 가자고. 내 발은 거리가 길건 짧건 간에 전혀 상관없어. 마음만 덜 무겁다면 속도를 더 낼 수 있을 텐데 말야."

마침내 그들이 구릉지의 능선 가장자리에 다가갔을 때는 해가 지고 있었다. 그때까지 그들은 장시간 동안 쉬지 않고 행군했었다. 이제 그들은 지쳐 가고 있었다. 발을 쓰는 운동에는 누구보다도 강한 난쟁이조차도 이처럼 끝도 없는 추적에 넌더리가 나 있었다.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묵묵히 발길을 재촉하던 아라곤은 이따금 지면 위에 몸을 바짝 붙이고 흔적을 살폈다. 레골라스만 지친 기색 없이 가볍고 힘찬 걸음을 옮겼다. 그의 발걸음은 얼마나 가벼운지 풀밭 위엔 거의 발자국조차 남기지 않았다. 요정인 그는 렘바스만으로도 충분한 기력을 낼 수 있었으며 눈을 뜨고 걸으면서도 잠을 잘 수 있었다. 인간들은 그런 수면법을 알지 못할 테지만.

"자, 저 언덕 꼭대기에 도착할 때까지 조금만 더 힘을 냅시다."

그들은 지친 몸을 이끌고 긴 비탈을 올라서 이윽고 꼭대기에 도달했다. 꼭대기는 평평했다. 해가 넘어가자 어둠이 커튼처럼 드리워졌다. 그들은 이정표도 없고 거리를 가늠할 수도 없는 잿빛 세계 속에 고립되어 있는 듯한 느낌에 빠졌다. 멀리 북서쪽으로 사라져가는 빛이 긴 여운을 남기고 있었다. 그 너머로는 컴컴한 어둠이 웅크리고 있었다. 바로 안개산맥과 그 기슭의 숲이었다.

"여기서는 방향을 정할 만한 표시물을 찾을 수가 없겠는데."

김리가 입을 열었다.

"음, 이제 다시 발을 멈추고 밤을 지내야 하겠어. 점점 추워지는군."

아라곤이 말했다.

"적설지대에서 불어오는 북풍 때문이야."

레골라스도 말했다.

"아침이 밝기 전에 동풍으로 바뀌겠지. 쉬어야겠다면 그렇게 하지. 그렇지만 희망을 완전히 버리진 마. 내일 일은 알 수 없는 거니까. 때때로 해가 뜰 때면 좋은 생각이 떠오르기도 하지."

"우리가 추격을 시작한 이래로 벌써 해가 세 번이나 떠올랐지만 아무 도움도 안 됐어."

김리가 말했다.

밤이 깊어지면서 점점 더 추워졌다. 아라곤과 김리는 잠들었다 깨어나곤 했다. 깰 때마다 그들은 레골라스가 곁에 서 있거나 이리저리 거닐며 자기종족의 언어로 나지막하게 노래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의 노래에 맞추기라도 하듯 머리 위 견고한 검은 하늘에 하얀 별들이 드러나기도 했다. 밤은 그렇게 흘러갔다. 그들은 함께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배경으로 새벽이 열리는 것을 지켜보았다. 이윽고 해가 솟았다. 희미하지만 밝은 해였다. 동쪽으로부터 바람이 불어와 안개를 말끔히 걷어 버렸다. 주위엔 드넓은 대지가 냉랭한 햇살 속에서 을씨년스럽게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들 전면 동쪽으로 이미 수마일 전부터 가끔씩 모습을 보이던 바람센 로한의 고원이 버티고 서 있었다. 판곤의 어두운 숲은 북서쪽으로 넓게 퍼져 있었다. 그 그늘진 경계는 아직 삼십 마일이나 떨어져 있었으며 그보다 먼 쪽의 비탈은 연푸른색으로 흐릿하게 보였다. 그 너머로는 안개산맥의 가장 끝 봉우리인 메세드라스가 우뚝 솟아 회색 구름 속에서 떠다니듯 눈덮인 정상을 가물가물 드러내고 있었다. 숲으로부터 흘러나온 엔트워시 강이 그들의 앞을 막아섰다. 물견은 빠르고 폭이 좁아서 양 기슭을 침식하고 있었다. 오르크들의 자취는 구릉지대에서부터 강 쪽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Дата добавления: 2015-09-29; просмотров: 21 | Нарушение авторских пра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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