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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곤도르 영주의 후계자가 이렇게 쓰러져 버리다니 67 страница



하늘엔 빛이 번져가고 있었다. 산맥은 긴 만곡을 이루며 이제 훨씬 먼 동쪽으로 떨어졌다. 서쪽으로 길을 틀자 그들 앞엔 그리 가파르지 않은 비탈이 흐릿한 안개속에 뻗어내리고 있었다. 주변엔 전나무, 삼나무 그리고 송진이 흘러내리는 노송과 함께 샤이어에선 볼 수 없는 여러 종류의 나무들이 작은 숲을 이루고 있었으며 그사이엔 꽤 넓은 공지가 있었다. 사방에는 향기로운 냄새를 풍기는 풀들과 관목들이 자라고 있었다. 리벤델에서 시작된 기나긴 여정은 고향에서 남쪽으로 멀리 떨어진 이곳까지 이어졌지만 그들은 바깥세상으로부터 차폐된 이 지역으로 올 때까지는 계절의 변화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봄은 활짝 피었다. 이끼와 곰팡이가 자라났고 나무들은 잎이 푸르렀으며 잔디에선 작은 꽃들이 매달렸고 새들은 노래하고 있었다. 이제 황량해진 곤도르의 장원 이딜리엔은 아직껏 머리칼이 헝클어진 숲의 요정의 사랑스러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이곳은 남쪽과 서쪽으로 좀더 따뜻한 안두인대하의 계곡들과 접하고 있었다. 그 계곡들은 에펠 듀아스에 의해 가려졌으나 산그림자 아래 들어 있지는 않았고, 에민 뮐에 의해 차단되었으나 남쪽의 대기와 먼 바다의 습기찬 바람에는 열려 있었다. 그곳엔 오래전에 심어진 거대한 나무들이 아무도 돌보아 주지 않는 가운데 노령으로 쇠락해 갔고 냄새가 코를 찌르는 텔레빈나무와 올리브, 월계수가 작은 숲을 이루고 있었다. 또한 향나무와 돌을 휘감고 자라난 백리향, 파랗고 빨갛게 피어난 개꽃들, 새로 싹이 돋아나는 파슬리 그리고 샘의 원예지식으로는 알 수 없는 가지가지 형태의 풀들이 있었다. 동굴들과 바위벽들은 벌써 갖은 종류의 이끼들로 빈틈없이 장식되어 있었다. 개암나무 덤불 사이엔 아네모네가 피어 있었고 풀밭에는 반쯤 벌린 백합이 머리를 끄덕였다. 진한 초록의 풀밭 옆에는 웅덩이가 있어 안두인대하로 흘러가는 개울들이 그 서늘한 곳에서 쉬어가고 있었다.



그들은 길을 벗어나 언덕으로 내려갔다. 덤불을 헤치고 걸어가니 달콤한 내음이 주위로 피어올랐다. 골룸은 기침과 헛구역질을 했지만 호비트들은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샘은 느닷없이 웃음을 터뜨려 댔다. 너무도 마음이 느긋해졌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빠르게 흐르는 개울을 따라 걸었다. 개울은 작고 맑은 웅덩이로 이어졌다. 침식된 가장자리에 온통 이끼가 장미덩굴로 덮인 웅덩이는 대야처럼 오목한 암반위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 주위론 이리스꽃이 줄지어 피어 있었고 어둡고 부드럽게 찰랑이는 수면 위엔 수련이 떠돌았다. 웅덩이는 깊고 소금기가 없었으며 한쪽 가장자리로 잔잔하게 넘쳐 흐르고 있었다.

그들은 웅덩이물로 몸을 씻고는 흘러드는 물에 입을 대고 양껏 마셨다. 그리고는 은신해 쉴 곳을 찾았다. 이곳은 아직 아름다워 보였지만 적의 영역 내부인 것만은 여전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길에서 멀리 벗어나진 않았으나 그 작은 공간에서도 옛 전쟁의 상흔과 함께 암흑의 군주를 섬기는 추악한 종족과 오르크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상처들을 보았다. 오물과 쓰레기 구덩이, 함부로 베어 넘겨져 고사한 나무들 그리고 그 껍질 위에 거칠게 새겨진 알지 못할 사악한 기호들과 사나운 눈의 표식 등이 그것이었다.

잠시 모르도르에 관해선 잊은 채 웅덩이로 흘러드는 개울로 기어차려가 생소한 식물과 나무들을 냄새 맡으며 만져 보던 샘은 언제나 떠나지 않았던 위험을 다시 상기했다. 그는 아직도 불길에 초토화된 상태 그대로인 원형의 공터에서 까맣게 타고 부서진 뼈와 해골 무더기를 발견했다. 찔레덤불과 인동덩굴 들이 그 무시무시한 향연과 살육의 장소를 덮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살육이 벌어진 것은 오래전의 일이 아니었다. 그는 황급히 동료들에게 돌아갔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골룸이 긁어 파헤치지 않게 그 뼈들을 그대로 놔두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샘이 말했다.

"숨을 곳을 찾아 봐요. 더 내려가지 말고요. 저는 더 높은 곳이 좋아요."

그들은 웅덩이 위쪽으로 얼마간 되돌아가 짙은 갈색의 양치류덤불을 발견했다. 그 너머론 늙은 삼나무가 간간이 섞인 어두운 빛깔의 월계수나무숲이 제방을 따라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들은 이미 맑고 따뜻한 조짐을 보이는 낮시간을 그곳에서보내기로 하였다. 이딜리엔의 작은 숲들과 빈터를 따라 거닐기엔 아주 좋은 날씨였다. 그러나 오르크들이 한낮의 햇빛을 꺼린다 하더라도 이곳엔 그들이 숨어 지켜볼 장소가 너무도 많았으며 또 그 밖의 사악한 눈길들도 널리 깔려 있었다. 사우론은 많은 종복을 거느리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골룸 또한 노란 발광체 아래에선 도무지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태양이 에펠 듀아스의 등성이 너머로 얼굴을 내밀면 그는 그 빛과 열 아래 정신을 잃고 움츠리곤 했다.

샘은 오는 도중 계속 식량에 대해 걱정해 왔었다. 통과할 수 없었던 암흑의 성문에 대한 절망이 지나간 이상 그 프로도와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사명이 완수된 후의 일에 대해선 신경을 쓰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의 일정을 계산한다면 사정이 악화될 경우에 대비해 요정들의 길양식을 최대한 절약하는 게 현명할 것 같았다. 전에 삼 주일 차의 양식밖에 없다고 계산한 후 벌써 엿새 또는 그 이상의시간이 흘러갔던 것이다.

'만일 그 기간 내에 그 불의 산에 도착할 수 있다면 괜찮겠지.' 샘은 생각했다. '그리고 잘하면 돌아갈 희망도 가질 수 있을 거야. 그럴 수도 있어!'

그는 긴 야간행군을 마친 뒤라, 그리고 또 물을 마시고 목욕을 한 뒤라 더욱 허기를 느꼈다. 그가 진실로 원한 것은 백쇼트 로우에 있는 오래된 부엌의 불 옆에서 하는 저녁 또는 아침식사였다. 그는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라 골룸에게 몸을 돌렸다. 골룸은 이제 막 그들에게서 살금살금 떨어져 나가 양치류 속을 네 발로 기어가고 있었다.

"어이, 골룸! 어디 가는 거야? 사냥하러 가는 거야? 좀 보자구, 늙은 코주부야. 넌 우리 식량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은데, 나도 한번 음식을 바꾸어 봤으면 좋겠거든. 네 새로운 좌우명은 '언제나 도울 차비가 되어 있다.' 지. 배고픈 호비트에게 뭐 적당한 것을 구해 줄 수는 없어?"

"할 수 있어. 아마 할 수 있을 거야. 부탁한다면, 상냥하게 부탁하기만 한다면 스메아골은 언제나 도와 줘."

"좋아, 부탁하지! 만일 이 말로 충분치 못하다면, 내 간청하지!"

골룸은 사라졌다. 그는 얼마동안 보이지 않았으나 프로도는 렘바스를 몇 입 먹은 다음 갈색 양치류 속에 자리잡고 잠에 빠졌다. 샘은 그를 내려다보았다. 나무들 사이로 슬그머니 기어들고 있는 이른 일광 아래서 그는 프로도의 얼굴과 땅바닥에 늘어뜨린 두 손을 뚜렷하게 보았다. 문득 치명상을 입은 후 엘론드의 처소에 누워있던 프로도의 모습이 생각났다. 그때 곁에서 지켜보던 샘은 하나의 빛이 내부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빛이 더욱 뚜렷하고 강했다. 프로도의 얼굴은 평화로웠으며 두려움이나 근심의 자취는 전혀 없었다. 그러나 그 얼굴은 늙어 보였다. 마치 전성기에 조각되었던 윤곽이 이전에는 숨겨져 있다가 이제야 많은 섬세한 선으로 드러나듯이 프로도의 얼굴은 늙고 아름다워 보였다. 그러나 얼굴이 변한 것은 아니었고 샘 갬기 또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중얼거렸다.

"난 저분을 사랑해. 저분이 저런 모습으로 누워 있으면 가끔 어떤 빛이 비쳐 나와. 그렇지만 빛이 비치건 안 비치건 난 저분을 사랑해."

골룸은 기척없이 돌아와 샘의 어깨 너머로 프로도를 보더니 눈을 감고 아무 소리도 내지 않으며 다시 기어가 버렸다. 샘은 잠시후 그에게로 갔다. 골룸은 무언가를 씹으며 혼자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 옆엔 작은 토끼 두 마리가 놓여 있었고 그는 탐욕스런 시선으로 토끼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스메아골은 언제나 돕는다구. 그는 토끼들을, 맛있는 토끼들을 가져왔어. 그런데 주인님은 잠이 들었고 샘도 자고 싶어 하는 것 같아. 지금 토끼를 원하지 않아? 스메아골은 돕고 싶지만 한꺼번에 모든 것을 다 해줄 수는 없어."

그러나 샘은 전혀 토끼를 싫어하지 않았으며, 또 그렇게 말했다. 적어도 요리를 한 토끼고기는 싫어하지 않았다. 물론 모든 호비트들은 요리할 줄을 안다. 그들은 글을 깨우치기 - 대개의 호비트들은 결코 완전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는데 - 보다 요리하는 기술을 먼저 배운다. 그리고 샘은 호비트들 식으로 치더라도 훌륭한 요리사였으며 원정중에도 기회가 닿을 때마다 숙영지에서 요리를 했었다. 그는 아직도 쓰임새가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해 짐꾸러미 속에 요리기구를 몇 가지 간직하고 있었다. 작은 부싯깃통 하나, 큰 것 속에 작은 것이 끼워진 두 개의 작고 얕은 냄비, 그리고 나무 숟갈 하나, 짧은 포크 하나와 몇 개의 꼬챙이가 있었다. 또한 짐꾸러미 밑바닥 나무상자 속엔 점차 줄어드는 귀중품인 소금이 약간 숨겨져 있었다. 그렇지만 요리를 하려면 불과 또 그 밖의 것들이 필요했다. 샘은 칼을 꺼내 깨끗이 씻고 날을 세운 다음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윽고 그는 토끼의 가죽을 벗기고 내장을 꺼내기 시작했다. 그는 잠시동안이라도 잠든 프로도를 홀로 내버려 두지는 않을 생각이었다.

"자, 골룸, 네가 해줄 일이 하나 더 있어. 가서 이 냄비들에 물을 채워다줘."

"스메아골은 물을 가져오겠어. 그런데 저 호비트에겐 무슨 일로 그렇게 많은 물이필요하지? 그는 물을 마시기도 했고 또 씻기도 했는데."

"네가 신경쓸 일이 아냐. 짐작할 수 없다면 곧 알게 되겠지. 그러니 물을 빨리 떠올수록 빨리 알게 될 거야. 내 냄비를 못쓰게 하면 안 돼. 만일 그런다면 네 머리로 포를 뜨고 말 거야."

골룸이 멀어져 간 사이 샘은 다시 한번 프로도를 내려다보았다. 그는 아직도 조용히 자고 있었다. 샘은 그의 얼굴과 손이 너무도 야윈 것에 주목하며 중얼거렸다.

"너무 야위셨어. 호비트로선 정상이 아니야. 이 토끼들을 다 요리하고 나서 깨워드려야지."

샘은 바싹 마른 양치류를 한 더미 긁어 모은 다음 작은 가지와 부러진 나무들을 모으느라 제방 위로 기어올라갔다. 샘은 나뭇가지를 꽤 많이 모을 수 있었다. 그는 양치류 덤불 바로 바깥쪽의 제방에서 잔디를 얼마만큼 잘라내 얕은 구멍을 판 다음 그 속에 연료를 채웠다. 부싯돌과 깃으로 그는 능숙하게 작은 불길을 일구었다. 불에서는 연기가 거의, 아니 전혀 나지 않았으며 대신 향기로운 냄새가 풍겼다. 그가 불 위로 몸을 숙여 불길을 가리며 더 큰 장작을 올려 놓고 있을 때 골룸이 냄비를 조심스레 들고 혼자 뭐라고 투덜거리며 돌아왔다. 냄비를 내려 놓은 골룸은 그제서야 샘이 무얼 하고 있는지 알아차렸다. 그는 가느다랗게 쉿쉿거리는 비명을 질렀다. 매우 놀라고 또 화가 난 것 같았다.


Дата добавления: 2015-09-29; просмотров: 18 | Нарушение авторских пра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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