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Ким Нэсон. Человек-дьявол 8 страница



"흥!"

하고 남수는 한 번 코웃음을 하고 나서

"그래 무도회 밤에 이선배란 작자가 무슨 말을 가지고 왔습니까?"

"김수일 씨를 생각해서 이 결혼을 그만두라고요. 그래 그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거절을 했더니만 그럼 다시는 수일 씨를 찾지 말라고 - "

"그래 은몽 씨는 그날밤 은몽 씨를 해하려고 한 그 도화역자가 결코 그 김수일이란 사람은 아니란 말씀이지요?"

"그이가 그러한 악한 사람이라고는 생각지 않아요."

공작 부인은 머리를 수그렸다가 다시 들면서 테이블 서랍에서 한 장의 종이를 꺼내어 펜을 들었다.


김수일 씨! 지금 경찰 당국의 무서운 혐의는 오직 수일 씨에게로 쏠리어가고 있습니다. 나는 수일 씨를 어디까지나 믿고 있습니다. 수일 씨가 저를 해한 저 도화역자의 정체라고는 꿈에도 믿지 않습니다. 그런데 수일씨는 무슨 이유로 자취를 감추었습니까? 어째서 저와 만날 때만 중앙 아파트를 사용했습니까? 한시 바삐 나타나서 이러한 의문을 풀고 받고 있는 무서운 혐의에서 벗어나십시오.

주 은 몽


"남수씨 수고롭지만 이 글을 신문에다 기재해주세요. 무슨 소식이 있을지 모르니까."

남수는 그것을 받아들고 읽더니

"생각 잘하셨습니다. 그러면 지금 곧 돌아가는 길에 ××일보사에 들리겠습니다."

하고 황급히 명수대 저택을 나섰다.

그때 공작 부인과 헤어진 백영호 씨는 효자동 혜성전문학교 교장실에서 황세민 교장과 커다란 테이블을 사이에 끼고 마주 앉아 있었다.



필자는 여기서 황세민씨에 관한 세평을 간단히 소개할 필요를 느낀다. 그것은 이 한 편의 이야기에 있어서 표면에는 그리 흔히 나타나지 않지만 맨 나중에 이르러 실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십이 넘은 황세민 교장은 십 년 전, 삼백 만 원이란 거액의 돈을 품고 아메리카로부터 표홀히 귀국한 독신자(獨身者)다. 그후 그는 고아원 ××중학교, ××도서관, 혜성전문학교 - 이와 같이 사재를 모두 교육사업에 바친 독실한 사회 사업가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금액이 어디서 들어왔으며 그가 어떠한 과거를 밟았는지를 아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그는 특히 영어와 중국말에 능통하였으나 남달리 높은 교육을 받은 사람 같지도 않았다.

그것은 하여튼 지금 황 교장 앞에 머리를 숙이고 있는 백영호 씨의 모양은 마치 고양이 앞에 쥐와도 같았다.

"혜성을 위해 칠십 만 원을 제공할 결심을 했습니다. 그러나 공식 발표와 모든 수속은 결혼식 뒤로 미뤄 주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자네의 의향이 그렇다면 그렇게 해도 무방하겠지."

"고맙습니다. 그러면 후에 다시…"

걸상에서 일어서는 백영호 씨의 얼굴에는 기쁨과 감격이 넘치듯이 흐르고 있었다.

"고맙기야 이 편이 한층 고맙지. 하여튼 우리들은 손과 손을 마주 잡고 미미하나마 사회를 위하여…"

황교장은 백영호 씨의 손을 붙잡고 힘있게 서너 번 흔들었다.

교문을 나서는 백영호 씨의 가벼운 발걸음을 황교장은 커텐을 열어제치고 멍하니 바라보았다.

4. 무시무시한 협박장

이리하여 한 주일 후면 공작 부인과 백영호 씨의 결혼식을 부민관에서 거행하기로 결정되고 무려 수천 장의 결혼 청첩이 각계 명사들에게 발송된 어느 날이다. 실로 뜻하지 않았던 악마의 무서운 명령이 청천벽력처럼 떨어졌던 것이다.

여기는 다방 백구 - 자욱한 연기 속에서 손님들은 차를 마시며 달콤한 레코드 음악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저편 파초 나무 그늘 밑 - 전등불이 어슴푸레 흐르는 구석 박스에는 아까부터 누구를 기다리는지, 연방 손목 시계를 들여다보는 한 사람의 청년 신사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저 백영호 씨의 딸 정란의 약혼자인 의학박사 문학수 그 사람이다.

양미를 약간 찌푸린 그의 얼굴에는 무엇인가 헤아릴 수 없는 수심과 초조의 빛이 뭉게뭉게 떠돌고 있었다.

"무슨 이야길까?"

그는 주머니에서 아까 정란으로부터 온 한 장의 속달 엽서를 꺼내어 또 다시 읽어보는 거시다.


학수씨 -

오늘 밤 여덟 시에 다방 백수로 꼭 와 주세요. 저는 지금 까닭 모를 어떤 무서운 처지에 빠져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만나서 -

백정란


문학수는 속달을 받던 그 순간부터 정란의 소위 '까닭 모를 무서운 처지'라는 것을 가지각색으로 상상해 보았으나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

그 때 문이 휙하니 안으로 열리면서 정란의 낯익은 회색빛 투피스가 문학수의 시선을 붙들었다.

해말쑥하니 핏기를 잃은 정란의 얼굴을 바라보는 순간 문학수도 이유 모를 공포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정란의 몸뚱이는 자욱한 연기를 칼로 베이듯이 헤치고 박스와 박스 사이를 헐떡거리며 달려가 학수의 곁으로 다가가 앉는다.

"이 일을 어떻하면? - "

정란은 박스에 몸을 던지면서 방안을 도로도록 돌아다보는 것이다.

"대체 무슨 일이 생겼기로 - 어째서 그리 얼굴이 나빠요?"

학수는 상반신을 내밀며 종잇장처럼 창백한 정란의 갸름한 얼굴을 걱정하였다.

"이유가 있어요! 이유가 - "

정란의 목소리는 떨린다.

"이유라니 - 무슨 이유가…?"

"무서운, 무서운 이유가 있어요!"

"무서운 이유라니 - 속히 말해봐요! 뭘 그리 두려워하는거요?"

"두려워할 까닭이 있어요. 그러나 - "

정란은 말을 채 잇지 못하고 공포에 쫓기는 눈동자로 또 한번 주위를 둘러본 후에

"그러나 그것을 저는 차마 입밖에 낼 수가 없었어요. 그것을 말하면 안 되요. 저의, 저의 목숨이, 생명이 위태하다고요!"

"목숨이? 생명이?"

그처럼 침착한 문학수도 저도 모르게 그만 목소리를 높였다.

"안 되요! 음성이 너무 높아요. 조용히 말씀해 주세요."

정란의 가느다란 목소리가 애원하듯이 학수의 말을 막았다.

정란의 표정은 무엇인가를 혼자서 망설이는 것이다. 터져 나오려는 그 어떤 호소를 입술을 꼭 깨물고 참는 것이다.

그러나 다음 순간, 정란은 무엇을 결심한 듯이 손가락으로 핸드백을 열고 한 장의 붉은 봉투를 꺼냈다.

"지는 지금까지 이 무시무시한 협박장을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았어요. 다른 사람에게 보이면 제 목숨이…"

"협박장?"

"네 이것을 다른 사람에게 보이면 나를… 나를 죽이겠다고 - "

정란의 눈에는 순간 눈물이 핑하고 돌았다.

5. 웨딩 마치 대신 장송곡을

"그러나 당신께만은 - "

정란이 핸드백 속에서 꺼낸 한 장의 봉투는 새빨간 봉투 - 타오르는 듯한 주홍빛 봉투였다. 백정란 양이라고 쓰인 이 붉은 봉투에는 발신인의 주소와 성명은 하나도 적혀 있지 않았다. 광화문국의 일부인이 박혀 있을 뿐이다.

"빨간 봉투?"

문학수는 부리나케 봉투를 떼었다. 편지지도 역시 핏빛같은 주홍빛이었다.


정란, 너는 어떤 일이 있을지라도 나의 명령을 거역해서는 안된다. 나는 까닭이 있어 다음과 같은 명령을 너에게 내리노라.

오는 초열흘날 오후 두 시부터 공작 부인과 백영호 씨의 결혼식이 부민관에서 거행된다. 그리고 그때 행복스러운 웨딩 마치를 칠 사람이 백정란 너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러면 정란, 나의 명령을 잘 알아들어야만 한다. 처음 신랑 신부가 입장할 때는 너는 웨딩 마치를 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예물을 교환하고 식이 끝난 후 신랑신부가 퇴장할 때 너는 절대로 웨딩 마치를 쳐서는 안 될 것이다. 너는 그때 그 행복스러운 웨딩 마치를 치는 대신, 쇼팡의 퓨네랄 마치(葬送行進曲)를 쳐야한다. 인생의 최후를 애도하는 장송행진곡을 쳐야 한다.

백정란, 이는 나의 절대적 명령이다! 네가 만일 이 명령에 거역한다면 그것은 그대로 네손으로 너의 하나밖에 없는 아름다운 목숨을 끊는 것과 같은 결과를 맺으리라. 내가 너를 위하여 장송행진곡을 칠 것이다.

다시 말하노니 정란! 나의 명령은 절대다! 쇼팡의 퓨네랄 마치를 완전히 치고 나는 순간까지 너는 이 비밀을 절대로 입 밖에 내서는 아니 된다.

그리고 다른 피아니스트를 대신 세워도 아니 된다. 너는 어떠한 일이 있을지라도 그날 꼭 쇼팡의 장송곡을 쳐야할 운명에 사로잡혔다.

전날 공작 부인에게 칼을 던진 도화역자로부터


"퓨네랄 마치"

괴상한 명령서를 읽고 난 문학수는 얼마 동안을 묵묵히 앉아서 정란의 얼굴을 꿇어질 듯이 들여다보다가 마침내 굵다란 신음 소리로 중얼거렸다.

"결혼 행진곡 대신에 장송 행진곡! 장난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악랄한 장난이다!"

무서움에 벌벌 떨고 있는 정란을 보아서는 자기가 하하 하고 쾌활하게 웃어 보이고도 싶었으나 어쩐지 문학수는 웃을 수가 없었다.

"어떻하면 좋아요?"

정란의 입술이 바르르 떨린다.

"하여튼 심상치 않은 일이요. 한시 바삐 일 일을 경찰에 알릴 수밖에 없소."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려는 문학수의 손을 잡고 정란은 애걸하듯이 끌어 앉히었다.

"정란씨!"

" -?"

"아무 염려도 마시오. 말하자면 이것은 한 개의 장난에 지나지 않은 것이니까 - 그러나 장난치고는 좀 지나친 장난이기 때문에 만일을 염려해서 경찰의 보호를 받도록 하는 것이 제일 무방하지 않소?

입밖에 내면 죽인다 만다 하는 것도 결국 위협에 지나지 않으니까. 하여튼 나하고 가치 이 길로 같이 경찰서에 가서 자세한 것을 이야기하고 만일 위험하다면 경찰의 적당한 보호를 받읍시다. 공연히 무서워만 해도 안 되니까."

이리하여 문학수와 백정란은 그길로 ××경찰서 임경부를 찾아가서 자세한 사연을 이야기하였으나 그들에게도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편지에 묻은 지문을 감정해 보았으나 물론 그런 것을 남겨 놀리 만무한 일이다. 결국 정란의 대신으로 다른 피아니스트를 세우기로 했을 뿐이다.

5. 장송 행진곡(葬送行進曲)

1. 백납처럼 변한 얼굴

그런 일이 있은 지 한 주일 후, 마침내 백영호 씨와 공작 부인의 결혼식날인 오월 초열흘날이 다가왔다.

그날 - 부민관 앞뜰에는 마치 까마귀 떼처럼 자동차, 자동차, 자동차의 행렬이었다.

만단 준비를 갖추어놓고 정각 새로 두 시를 기다리는 이층 중강당 넓은 홀에는 화려한 화환의 행렬과 함께 사람의 물결이 넘칠 듯이 흐느적거렸다.

축복하는 사람, 선망하는 사람, 시기하는 사람 - 사실 젊은 공작 부인과 늙은 백영호 씨와의 결혼식은 무지개와 가지각색의 색채를 띠고 그들의 눈에 비취었으리라

정각까지는 아직 이십 분 -

문학수는 맨 앞줄 가족석에 앉아있는 정란의, 어쩐지 창백해 보이는 얼굴을 멀리서 바라보며 남모를 불안에 가슴을 두근거렸다.


Дата добавления: 2015-08-29; просмотров: 17 | Нарушение авторских пра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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