Студопедия
Случайная страница | ТОМ-1 | ТОМ-2 | ТОМ-3
АрхитектураБиологияГеографияДругоеИностранные языки
ИнформатикаИсторияКультураЛитератураМатематика
МедицинаМеханикаОбразованиеОхрана трудаПедагогика
ПолитикаПравоПрограммированиеПсихологияРелигия
СоциологияСпортСтроительствоФизикаФилософия
ФинансыХимияЭкологияЭкономикаЭлектроника

Ким Нэсон. Человек-дьявол 4 страница



공작 부인이 뱉은 '어릿광대'란 한 마디에 누구보다도 놀란 것은 백영호 씨의 아들 백남수였다. 그는 아까부터 수상한 도화역자의 정체를 누구보다도 의혹의 눈으로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러분, 속히 정원을 뒤져봅시다."

백남수는 그렇게 고함을 치면서 들창을 넘어 달빛이 희미한 정원으로 뛰어 나갔다.

그러나 손님들은 감히 그의 뒤를 따라나갈 용기가 없다는 듯이 돌부처처럼 우뚝 서서 자기네들도 조금 전에 목격한 이상한 도화역자의 무서운 환상을 머리에 그려볼 뿐이다.

한편 이선배는 시뻘건 피가 뚝뚝 흘러내리는 공작 부인의 어깨로부터 그처럼 절박한 때임에도 불구하고 손수건으로 칼자루를 껴 쥐고 뽑으면서

"경찰 당국이 올 ㎟沮測?누구든지 이 칼에 손을 대지 마시오."

하고 사람들에게 주의를 시켰다.

얼른 보기에도 상처는 그리 깊지 않았으나 정신을 잃어버린 공작 부인의 납상(蠟像)처럼 해말쑥한 얼굴에는 그 어떤 무서운 광경을 아직도 눈앞에 보는 듯한 공포의 빛이 심각히 그려져 있었다.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이요?"

까닭 모르는 이 무참한 봉변에 백영호 씨는 절반 정신을 잃은 모양이다.

4. 사색의 힘을 모두 빼앗아

"여러분 가운데 혹시 의술(醫術)의 경험을 가지신 분은 없습니까?"

하고 이선배가 물었을 때, 백영호 씨의 딸 정란이가 제 옆에 서 있는 투우사(鬪牛士)의 등을 살그머니 밀었다.

"변변치는 못하지만…"

투우사로 가장한 청년은 서슴지 않고 앞으로 나섰다.



"오, 문군. 빨리 손 좀 써 주게!"

하는 백영호 씨의 말에

"과히 염려하지 마십시오. 경상(輕傷)인 듯 싶습니다."

그가 바로 정란의 약혼자인 의학박사 문학수(文學洙) 그 사람이다. 오상억 변호사의 눈초리가 쏘는 듯이 문학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

잠깐 동안 공작 부인의 상처를 만져보고 난 문학수는 상처에다 붕대를 대면서

"극히 경상이니까 그리 염려되는 일은 없습니다. 다만 극도의 공포로 말미암아 잠시 정신을 잃었을 뿐이지요."

하고 설명하였다.

그때 이선배는

"하여튼 누구든지 빨리 경찰에 전화를 걸어주시오. 전화는 이층 서재에 있습니다."

하고 외치면서 정신없이 쓰러진 공작 부인을 안고 옆 방 침실로 들어가서 하얀 시트가 깔린 침대 위에 눕혔다.

오늘밤 처음으로 공작 부인의 현관을 들어섰다는 수상한 화가 이선배는 대체 전화기가 이층 서재에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아는가?… 그리고 한달 후면 공작 부인의 남편이 될 백영호 씨가 옆에 서있는데도 불구하고 자기가 몸소 공작 부인을 안고 침실로 옮긴 것은 또 무슨 까닭인가?…

그러나 백영호 씨 이하 여러 손님들은 그가 오늘밤 처음으로 공작 부인을 찾았다는 사실도 몰랐을 뿐더러 공작 부인을 칼로 찌르고 들창을 넘어 도망한 저 도화역자의 가장으로 정체를 감춘 무서운 악마의 환영이 그들로부터 정당한 사색의 힘을 모두 빼앗아 버렸던 것이다.

그때 만일 탐정소설가 백남수가 그것을 보았던들 이 모순된 이선배의 행동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것은 하여튼 그때 밖으로 도화역자의 뒤를 따라나갔던 탐정소설가 백남수가 헐떡거리며 뛰어들어 왔다.

"어떻게 되었소?"

여러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그렇게 고함을 치면서 백남수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아무리 뒤져도 보이지 않습니다. 길 반이나 되는 돌담을 넘어 나가지도 못했을 것이고 정원을 가로질러 정문으로 도망할 길밖에 없는데… 그래 그때 바로 정문 밖을 순회하던 경관에게 물어 보았으나 그런 수상한 사람은 본 적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럴 리가 있나?… 그러면 그놈은 아직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정원 어느 구석에 숨어 있을 게다! 그래 그 경관은 지금 어디 있소?"

"정문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래 이번에는 백남수, 오상억 변호사, 의사 문학수 등 여러 사람이 한 번 더 정원을 이 잡듯이 뒤져보았으나 이상한 도화역자의 그림자는 연기처럼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한편 정신을 잃어버렸던 공작 부인이 눈을 반만큼 뜨고 악몽에서 깨어나는 사람처럼

"어릿광대, 어릿광대가 나를…"

하고 아직도 무서움에 떨리는 목소리로 가늘지만 힘있게 외쳤다.

"정신을 차리세요, 은몽 씨!"

백영호 씨는 공작 부인의 핏기 없는 흰 손을 잡고 애처로운 듯이 서너번 잡아 흔들었다.

"상처는 극히 가벼우니 염려 마시고 속히 그 수상한 도화역자 이야기를 해주시오."

하고 묻는 이선배의 말에 공작 부인은 이상스러운 표정으로 이선배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저를 화장실에서 이 침실로 옮겨주신 이는 어느 분이에요?"

하고 의외의 말을 물었다.

"저올시다. 긴급할 때라 실례를 무릅쓰고 제가 침대로 옮겼습니다."

그 말을 들은 공작 부인은 아무 말도 없이 두 눈을 스르르 감았다.

5. 단도 한 자루뿐

공작 부인은 실로 이상하기 짝이 없었다. 비록 정신을 잃었다 할지라도 아까 자신이 화장실로부터 침실로 안겨 올 때 자기의 코를 찌른 이상한 체취(體臭) - 어디선가 맡아본 적이 있는 듯 싶은 몸 냄새를 깨달았던 것이다.

공작 부인은 눈을 감은 채 가만히 생각하여 보았다. 그 독특한 몸 냄새를 어디서 맡아보았으며 누구의 것인가를.

"그런데 빨리 그 도화역자의 이야기를 하여주십시오!"

하고 재촉하는 이선배의 말에 공작 부인은 감았던 눈을 다시 뜨면서 입을 열었다.

***

공작 부인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그가 홀에서 백영호 씨와 춤을 추고 나서 화장을 고칠 셈으로 홀 밖으로 나와 화장실로 들어갔다.

주홍빛 도화복을 입은 어릿광대가 바람처럼 등뒤로 쑥 나타나는 것이 거울에 비쳤다.

공작 부인은 그만 '악!' 하고 뒤로 돌아서려는 순간, 시퍼런 칼날이 왼편 어깨 위로 번쩍 들렸다고 한다.

공작 부인은 그때의 무서운 광경을 다시 한번 회상하는 듯이 몸을 부르르 떨면서

"그때 그만 악하고 사람 살리라는 고함을 쳤어요. 그러나 칼 쥔 손이 제 왼편 어깨 위로 번쩍 들리는 것과 제가 고함을 치는 바람에 들창 밖으로 달아나던 것만은 기억하겠어요."

그때 옆에 있던 오상억 변호사가

"범인은 왼손잡이다!"

하고 중얼거리는 말에

"음 그렇다! 공작 부인의 등뒤에 섰던 범인이 만일 왼손잡이가 아니고 보통사람처럼 바른 손을 쓴다면 정녕코 공작 부인의 바른편 어깨를 찔렀을 테니까 - "

하고 오상억 변호사의 말을 지지한 것은 탐정소설가 백남수였다.

그러나 오늘밤 그 도화복으로 정체를 감춘 범인이 대체 누구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현관을 지키고 있던 안내인도 그런 수상한 사람을 들인 기억은 전혀 없다고 단언하였다.

그러나 사이에 소할 경찰서로부터 사법주임 임 경부가 십여 명의 부하를 인솔하여 가지고 도착하자 그 뒤를 이어 검사국으로부터 박 검사가 도착하였다.

그러나 그들도 그 이상 더 신통한 발견을 못하였으며 다만 흉기(凶器)인 단도 한 자루를 유일한 물적 증거품으로 압수하였을 뿐이었다.

그러나 여기 이상한 현상이 하나 일어났다. - 경관 일행이 손님들을 홀 안으로 몰아 넣고 간단한 취조를 시행하려고 하였을 때, 조금 전까지도 보이던 저 수상한 화가 이선배의 그림자가 마치 요술사처럼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는 사실이다.

"이선배라니요?"

무슨 영문인지 모르는 임 경부와 박 검사는 남수를 쳐다보며 물었다.

"자칭 화가 이선배라는 자가 오늘밤 이 무도회에 참석했었습니다."

하고 백남수는 이선배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하였다.

그래서 곧 지문을 지키고 있던 경관을 불러들여다 물어 보았더니

"무슨 긴급한 일이 있다길래 밖으로 내보냈습니다."

하고 적지 않은 책임감을 느끼면서 대답하였다.

"에이, 바보 같은 자식!"

임 경부는 막 터져 나오려는 분노를 억지로 참는다는 얼굴이다.

"지금이라도 곧 뒤를 따라라. 그리 멀리는 못 갔을 것이다!"

하고 부하들에게 벽력같은 명령을 내리고 이번에는 백남수를 향하여

"그 도화역자가 홀에 나타난 것은 모두 몇 번이나 되는가요?"

"단 한번입니다."

"그것은 어느 때요?"

"공작 부인이 춤을 한 차례 추고 안으로 들어간 후입니다."

6. 김수일이라는 화가

여러 손님들도 남수의 증언을 지지하였다. 경부는 다음 공작 부인을 향하여

"당신은 그때 도화역자를 보았습니까?"

"저는 못 보았어요. 제가 다시 홀로 나왔을 때는 벌써 그는 어디론가 자취를 감춘 뒤였어요. 지금 와서 생각하니 그때 그 어릿광대는 저와 엇바뀌어서 화장실로 숨어 들어간 것 같아요."

"음 - 그것은 그런데 화가 이선배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저도 그이와는 오늘밤이 처음입니다. 다른 손님 대신으로…"

공작 부인은 말을 끊었다.

"다른 손님의 대신으로?"

"…"

"숨김없이 똑똑히 말씀해 주십시오."

그러나 공작 부인은 말이 없다.

공작 부인의 저윽이 저주하는 낯빛을 눈치챈 임 경부는 조금 엄숙한 목소리로

"어떤 사람의 대신으로 이선배란 작가가 이 가장무도회에 참석하였다는 말씀입니까?"

하고 물었을 때 공작 부인은 그 망설거리는 눈동자로 옆에 있는 백영호 씨를 한번 쳐다본 후에

"김수일이라는 역시 화가가 오늘밤 참석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그리고 그의 친구인 자기가 대신 무도회를 구경할 셈으로 왔었다고요…"

"좀더 자세한 이야기를 해주십시오."

"그 이상 자세한 이야기는 없었어요."

공작 부인은 돌연 어깨에 받은 상처에 고통을 느끼는 듯이 양미를 찌푸리고 귀찮다는 얼굴로 눈을 감았다.

"미안합니다만 자세한 심문은 후일로 미뤄주시오. 무척 고통을 느끼는 모양이니까."

옆에 서있던 백영호 씨가 애처로운 듯이 임경부를 정중히 막았다.

"-그러나 단 한가지, 그 김수일이라는 화가의 주소를 가르쳐 주십시오."

그러나 공작 부인은 들은 체 만 체하고 눈을 뜨지 않는다.

"속히 말씀해 주십시오. 일분이라도 늦으면 늦을수록 - "

그러나 아무런 대답도 없다.

"미안하지만 내일로 - "

백영호 씨가 다시 한번 간절히 부탁을 하였다. 임 경부도 하는 수 없이 공작 부인에 대한 심문을 끝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공작 부인은 무엇을 생각했는지 임경부가 발머리를 돌려 밖으로 나가려는 것을

"잠깐 - "

하고 경부를 불러 가지고 아까 이선배가 자기를 발코니로 끌고 나가서 한 이야기를 숨김없이 말한 후에


Дата добавления: 2015-08-29; просмотров: 19 | Нарушение авторских прав







mybiblioteka.su - 2015-2024 год. (0.014 сек.)







<== предыдущая лекция | следующая лекция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