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Ким Нэсон. Человек-дьявол 5 страница



"김수일 씨의 주소는 서린정 중앙 아파트 칠호실 - "

하고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중앙 아파트 칠호실!"

사법주임 임경부의 양 눈이 번쩍 빛난다.

경부 임세훈(任世勳)은 근 이십 년 동안이나 탐정이란 직무에 몸을 던진 노련한 경찰관이다. 그의 민활한 수완과 초인적인 정력은 사실 놀랄 만 하였으며 어떠한 범죄자라도 그가 한번 훑어보는 눈초리 아래 머리를 숙이지 않는 자가 없었다.

그러나 그가 지금까지 손에 댄 범죄사건은 태반이 무미건조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사소한 사건뿐이었다. 그는 일생을 통하여 자기의 기념비가 될만한 사건 - 탐정소설처럼 흥미있고 호화로운 범죄 - 기상천외(奇想天外)의 재주를 가진 범인을 상대로 마음껏 한번 싸워보고 싶은 충동을 언제나 느꼈다.

그러던 차 오늘밤 이 화려한 가장무도회라는 무대를 배경으로 하고 돌발한 이 살인미수 사건을 눈앞에 볼 때 그의 가슴은 마치 예술가가 느끼는 창작욕 이상의 흥분을 느끼는 것이었다.

더구나 세계적 무희 공작 부인에게 칼을 던진 범인이 화려한 애수(哀愁)를 심볼하는 도화역자의 가면을 쓰고 나타났다는 사실로 미루어볼 때 그는 거기서 실로 악마시(惡魔詩)와도 같은 공포를 전신에 깨달았던 것이다.

"이 사건만은 내 손으로 해결하리라."

7. 서린정 중앙 아파트

이리하여 임경부는 부하 한 명에게 핸케취(손수건 - 편집자 주*)로 싼 단도를 내주며 도경찰부 감정과로 가지고 가서 감정의 결과를 보고해오라는 분부를 내린 후에 자기는 부하 두 명을 거느리고 명수대 공작 부인의 저택을 나서서 시내 서린정을 향하여 달빛이 낮같이 쏟아져 내리는 한강도교를 기운 있게 몰아댔다.



"늙은 백영호 씨와 젊은 공작 부인의 약혼… 백정란의 약혼자인 의학박사 문학수는?… 그리고 정란을 따르는 오상억 변호사는?… 화가 김수일과 공작 부인의 연애사건은?… 수상한 화가 이선배라는 작자는?… 도화역자의 정체는?"

이러한 의문이 얽힌 실오라기처럼 임 경부의 머리 속을 질서 없이 떠돌기 시작하였다.

그때 부하 한 사람이 임경부를 향하여

"그런데 저 수상한 화가 이선배를 따라간 경관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는 것을 보니 무슨 소득이 있는 모양이지요?"

하고 물었으나 임경부는 묵묵히 쿠션에 몸을 담고 양 눈을 지긋이 감은 채 도대체 대답이 없다.

그것도 그럴법한 것이 임 경부는 지금 저 악마의 가장인 주홍색 도화복을 이 사람에게도 입혀보고 저 사람에게 입혀보고 하면서 가장 속에 숨은 범인의 정체를 머리에 그려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누구보다도 먼저 이선배란 인물에다 도화복을 입혀보았다. 그러나 다음 순간 임경부는 곧 그것을 벗기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어째서? - 이선배와 그 도화역자는 결코 동일한 인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째 그러냐하면 도화역자가 벙글거리는 얼굴로 홀 안에 나타났을 때 이선배는 확실히 탐정소설가 백남수와 함께 소파에 걸쳐 앉아서 멀리 그것을 바라보고 있지 않았던가.

뿐만 아니라 화장실에서 부르짖는 공작 부인의 날카로운 비명을 듣고 백영호 씨와 함께 홀 밖으로 뛰어 나간 것도 이선배였다.

"그렇다. 이선배는 결코 범인이 아니다. 그러면?…"

그러면 대체 무슨 이유로 이선배는 경관들의 눈을 피하여 도망을 했을까?…그리고 오늘밤, 처음으로 공작 부인의 현관을 들어섰다는 그가 이층 서재에 전화기가 놓여있다는 사실은 어떻게 알았는가?…

"하여튼 이선배가 범인은 아닐지라도 중요한 관계 인물이라는 것만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그 다음에 임 경부는 돌아가면서 한 번씩은 이 주홍색 도화복을 모두 입혀 보았다.

'탐정은 어떠한 인물이라도 의혹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권리와 의무를 가지고 있다'는 탐정학(探偵學) 제일과의 교훈 그대로 탐정소설가 백남수를 의심하고 의학박수 문학수를 의심하고 변호사 오상억을 의심하고 나중에는 백영호 씨와 그의 딸 정란까지 의혹의 눈으로 훑어 본 다음에 눈을 번쩍 뜨면서

"화가 김수일! 공작 부인의 애인 김수일!"

하고 중얼거렸다. 비록 자기를 해하려 했으나 결국은 자기를 끝없이 사랑하고 있는 때문이 아니었던가? 김수일의 주소를 숨기려고 애를 쓰던 공작 부인의 얼굴이 알알이 나타난다.

어디로 들어와서 어디로 자취를 감추었는지는 지금 갑자기 추측키 어렵거니와 하여튼 그 김수일이라는 인물이 가장 농후한 혐의자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그러는 동안에 그들을 실은 자동차는 벌써 남대문을 지나 부민관 앞을 지나고 있었다. 김수일이란 화가가 살고 있다는 서린정 중앙 아파트는 바로 광화문 우편국 뒷골목을 조금 들어서면 보이는 이층 양옥이다.

황급히 자동차에서 내린 임 경부 일행은 금자로 '중앙 아파트'라고 쓰여 있는 유리문을 기운차게 열었다.

'수부(受付)'라고 쓰여 있는 조그만한 들창 안에 주인 마누라 비슷한 중년 부인이 담배를 피우며 앉아 있다가 뚜벅뚜벅 들어서는 경관 나리들을 쳐다보자 이편에서 묻기 전에 먼저 들창을 다르르 열고 인사 대신 반만큼 웃어 보였다.

"잠깐 조사할 일이 생겼는데… 숙박부(宿泊簿)를 좀 보여주시오."

하는 임 경부를 좀 의아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면서

"네, 이것입니다."

하고 옆에 높인 테이블 위에서 숙박부를 가져다주었다.

"칠호실에 김수일이란 사람이 들어 있을 텐데…"

하고 숙박부를 펴놓으면서 묻는 임 경부의 말에 마누라는 얼른 생각이 안 나는 모양인지

"김수일? 김수일?…"

하고 두어 번 중얼거리다가

"아, 저 뭔가, 그림 그린다는 사람 말이죠? 아 참 그 이름이 김수일이라지. 난 참 잊어먹기도 잘해? - 그가 무슨 못할 짓을 했어요?"

3. 마술사(魔術師)


1. 두어 시간씩 어여쁜 아가씨와

임경부가 숙박부에서 발견한 사실을 대강 추려서 기록해 보면 다음과 같았다.


성명 - 김수일

연령 - 삼십 삼 세

본적 - 평양부 남문동 ××번지

직업 - 화가

투숙일(投宿日) - 소화 십× 년 정월 팔일.


그리고 옆에다가 빨간 잉크로 '방세 사개월 분 선납(先納)'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때 마누라가 생긋 웃으며

"참, 그 분과 같은 손님만 들어와 주신다면 아파트 영업도 괜찮지요."

하고 묻지도 않은 말을 한다.

"어째서?"

"글세, 그렇지 않아요. 세는 사 개월 분이나 먼저 내주겠다. 방은 기껏해야 한 달에 두세 번 밖에 사용하지 않겠다 - "

"한 달에 두세 번?"

귀밑이 으쓱해지는 임경부였다.

"그럼요. 그것도 잠을 잔다든가 하는 게 아니고 두어 시간씩 어떤 어여쁜 아가씨와 같이 와서 조용히 이야기나 하시다가 가신답니다."

"그럼 그 어여쁜 아가씨란 어떤 사람이요? 이름이 뭔지 모르오?"

"그런 것은 알 수 없어요. 아마 그의 사랑하는 사람이겠지요. 호호… 낯은 퍽 익은 듯 해두 도무지 누군지, 어디서 본 사람인지, 기억이 안 나던데요."

"음, 신문이나 잡지 같은데서 사진으로나 본 사람이 그리 쉽사리 생각날 리는 없지. - 실 눈썹이 길고 살결이 백옥같이 맑고 얼굴이 갸름한 - 다시 말하면 무척 총명스러운 아가씨 -"

"네네, 맞았어요! 아이 어쩌면 그렇게 눈앞에 보는 것같이 맞추실가! 참 신통두 해라!"

주인 마누라는 혀를 찬다.

"그래 김수일이가 지금 집에 있소?"

"없어요. 어제 저녁에 잠깐 들러서 그이에게 온 편지를 달래 가지고는 또 어딘가 나가버렸어요. 아마 그 아가씨한테서 온 편지 같은데 여자글씨로 봉투엔 단지 '명수대' - 라고 쓰여 있었답니다."

두말할 것도 없이 그 어여쁜 아가씨란 오늘밤 저 도화역자의 칼에 찔린 공작부인이 틀림없을 것이며 그 편지의 발신인도 공작부인이라는 것쯤은 임경부도 미리부터 짐작하고 있었던 바다.

"그런데 김수일이란 사람은 대체 어떻게 생긴 사람이요?"

"얼굴이 갸름하고 아주 호남자예요. 키가 늠름한 아주 훌륭한 신사 - 퍽 점잖아요. 화가처럼 머리를 길게 기르고 - "

"그의 친구 이선배란 사람이 찾아온 적은 없소? 역시 그림 그리는 사람인데 - "

"그에게는 한 사람도 친구가 찾아온 적은 없었어요. 그 어여쁜 아가씨 외에는 - "

임경부의 것잡을 수 없던 공상의 실마리는 거기서 그만 딱 끊어져 버리고 말았다. 이선배는 한번도 김수일을 찾아온 적이 없다지 않는가. 과연 이선배는 김수일의 친구였던가? …이선배는 대체 어떤 인물일까?…

2. 가짜 화가들

임경부는 김수일의 방 칠호실을 임검하였다. 방안에는 '테이블'과 의자, 그 외 간단한 화구(畵具)가 몇 개 놓여 있을 뿐이요, 임경부는 이렇다할 물적 증거품 하나 발견하지 못하였다. 지문을 얻어 보았으나 전부가 다 분명하지 못해서 하나 쓸만한 것이 없었다.

그래 하는 수 없이 김수일이가 다시 아파트로 돌아오거든 곧 경찰서로 전화를 걸어달라는 부탁을 톡톡이 다진 후에 임경부 일행은 중앙 아파트를 나섰다.

"한 달에 두세 번 밖에 사용하지 않는 중앙 아파트 칠호실 손님 김수일이란 어떤 인물일까?"

임경부는 ××경찰서로 돌아오자마자 경성시민을 직업별(職業別)로 나눈 커다란 장부를 책장에서 꺼내놓고 분주스러이 펴보았다.

그러나 이상한 일이다. 화가란(畵家欄)을 아무리 뒤져보아도 김수일이란 이름도 보이지 않고 이선배란 이름도 발견할 수가 없었다.

"가짜 화가로구나!"

임경부는 장부를 접어놓고 그렇게 중얼거렸다.

"이선배도 가짜 화가, 김수일도 가짜 화가! - 공작부인은 결국 가짜 화가 김수일과 지금까지 교제를 해왔다?…"

거기에 무엇인가 헤아릴 수 없는 무서운 비밀이 숨어있는 것 같아서 임경부의 걷잡을 수 없는 호기심은 끝없이 허공 중을 달리기 시작한다.

***

이야기는 바뀐다.

임경부의 벼락처럼 쏟아지는 명령을 받고 수상한 화가 - 씰크햇트에 외알 안경을 쓴 이선배를 따라 명수대 공작부인의 저택을 뛰어나온 경관일행은 어떻게 되었는가?

그들은 가장 탐정으로서의 장래성이 많다고 동료간의 촉망을 받는 순사부장 박태일(朴泰一)을 선봉으로 오토바이를 한 대씩 잡아타고 질풍과 같이 한강 인도교를 향하여 몰아가던 바로 그때였다.

"저놈이 아닌가! 저기 저 인도교 입구에서 지금 뒤를 힐끗 힐끗 돌아보면서 달아나는 씰크햇트에 턱시도를 입은 - "

하고 경관 한 사람이 부르짖었다.

보니, 과연 저 이선배의 틀림없는 '씰크햇트'의 괴상한 신사가 한강 다릿목에서 희미하게 나리는 가등불을 등지고 지나가는 택시를 잡을 셈으로 이리왔다 저리갔다 하는 모양은 마치 함정에 빠진 짐승처럼 안타깝게 보이며 초조해 보였다.


Дата добавления: 2015-08-29; просмотров: 19 | Нарушение авторских пра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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