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Неизвестный автор. Повесть о Чхунхян 14 страница



이렇듯이 말씀할 제 어떠한 부인

"춘향아, 나는 기주명월음독성에 화선(선녀로 변함)하던 농옥(소사의 아내)이다. 소사(춘추시대의 도인. 퉁소를 잘 불어 봉의 울음소리를 내었음)의 아내로서 태화산 이별 후에 승룡비거(용을 타고 날아가 버림) 한이 되어 옥소(옥피리)로 원을 풀 제 곡종비거부지처하니 산하벽도춘자개(곡조가 끝나자 날아가 버리니 그 간 곳을 모르겠고, 산 밑의 벽도화만 봄에 절로 피는구나)라."

이러할 제 또 한 부인 말씀하되,

"나는 한궁녀(漢宮女) 소군(昭君)이라. 호지(胡地)에 오가(시집을 잘 못 감. 왕소군이 임금의 명령으로 흉노의 땅으로 시집간 것을 말함)하니 일배청총(일개 담 뒤의 푸른 무덤)뿐이로다. 마상(馬上) 비파 한 곡조에 화도성식춘풍면이요 환패공귀월야혼(화도는 한의 원제가 화공에게 각 궁녀의 얼굴을 그려서 바치게 한 것. 환패는 임금에게 뵈러 나갈 때에 갖추는, 금관 조복의 좌우에 늘어뜨리는 옥으로 만든 줄. 춘풍면은 왕소군의 아름다운 얼굴, 화도로 소군의 아름다운 얼굴을 알겠고 환패소리에 헛되이 돌아왔구나 달밤의 혼이여)이라. 어찌 아니 원통하랴."

한참 이러할 제 음풍(음산한 바람)이 일어나며 촛불이 벌렁벌렁하며 무엇이 촛불 앞에 달려들거늘 춘향이 놀래어 살펴보니 사람도 아니요 귀신도 아닌데 의의(확실치 않고 어렴풋함)한 가운데 곡성이 낭자하며

"여봐라 춘향아, 네가 나를 모르리라. 나는 뉜고 하니 한고조 아내 척부인(한나라 고조의 총희. 여태후의 새암을 받아 고조가 몰한 후 이목수족을 잘리고 뒷간에 버려짐)이로다. 우리 황제 용비(천자가 즉위함. 여기에서는 세상을 떠난 것을 말함) 후에 여후의 독한 솜씨 나의 수족 끊어 내어 두 귀에다 불지르고 두 눈 빼어 음약(벙어리가 되는 약) 먹여 측간 속에 넣었으니 천추에 깊은 한을 어느 때나 풀어보랴."



이리 울 제 상군부인 말씀하되,

"이 곳이라 하는 데가 유명이 노수(이승과 저승으로 길이 다름)하고 행위자별(행위가 저절로 서로 다르다)하니 오래 유(留)치 못할지라."

여동(女童) 불러 하직할 새 동방(골방) 실솔성(귀뚜라미의 울음 소리)은 시르렁 일쌍 호접은 펄펄. 춘향이 깜짝 놀라 깨어보니 꿈이로다. 옥창 앵도화 떨어져 보이고 거울 복판이 깨어져 뵈고 문 위에 허수아비 달려 보이거늘,

"나 죽을 꿈이로다."

수심 걱정 밤을 샐 제 기러기 울고 가니 일편 서강 달에 행안남비(서강에 비치는 한조각의 달빛에 남쪽으로 날아가는 기러기) 네 아니냐. 밤은 깊어 삼경이요 궂은비는 퍼붓는데 도깨비 삑삑 밤새 소리 붓붓 문풍지는 펄렁펄렁 귀신이 우는데 난장(장형에 있어 마구 치는 매) 맞아 죽은 귀신 형장 맞아 죽은 귀신 결령치사(목매달아 죽임) 대롱대롱 목 매달아 죽은 귀신 사방에서 우는데 귀곡성(귀신의 울음소리)이 낭자로다. 방 안이며 추녀 끝이며 마루 아래서도 애고 애고 귀신 소리에 잠들 길이 전혀 없다. 춘향이가 처음에는 귀신 소리에 정신이 없이 지내더니 여러 번을 들어나니 파겁(익숙하여져서 부끄러움이나 두려움이 없음)이 되어 청승 굿거리(청승맞은 소리를 내는 굿거리. 굿거리는 굿할 때 치는 음악의 곡조) 삼잡이 세악(삼(三)잡이가 연주하는 세악. 삼잡이는 장구치는 사람, 북치는 사람, 저 부는 사람을 말함. 세악은 군중에서 장구,북,피리,저,깡깡이로 편성한 음악) 소리로 알고 들으며,

"이 몹쓸 귀신들아, 나를 잡아 가려거든 조르지나 말려무나. 암급급여율령사파쐐(진언의 끝에 쓰는 말)."

진언(주문, 즉, 술법을 행할 때 외는 글귀)치고 앉았을 때 옥 밖으로 봉사 하나 지나가되 서울 봉사 같을진대,

"문수(문복과 같은 말. 즉, 길흉을 점장이에게 물음)하오!"

외치련마는 시골봉사라.

"문복(問卜)하오!"

하고 외고 가니 춘향이 듣고

"불러주오."

춘향 어미 봉사를 부르는데

"여보, 저기 가는 봉사님!"

불러 놓으니 봉사 대답하되

"게 뉘기. 게 뉘기니?"

"춘향 어미요."

"어찌 찾나?"

"우리 춘향이가 옥중에서 봉사님을 잠깐 오시라 하오."

봉사 한 번 웃으면서

"날 찾기 의외로세. 가지."

봉사 옥으로 갈 제 춘향 어미 봉사의 지팡이를 잡고 인도할 제,

"봉사님, 이리 오시오. 이것은 돌다리요 이것은 개천이요 조심하여 건너시오."

앞에 개천이 있어 뛰어볼까 무한히 벼르다가 뛰는데 봉사의 뜀이란게 멀리 뛰진 못하고 올라가기만 한 길이나 올라가는 것이었다. 멀리 뛴단 것이 한가운데 가 풍덩 빠져 놓았는데 기어 나오려고 짚는 게 개똥을 짚었지.

"어뿔싸! 이게 정녕 똥이지!"

손을 들어 맡아 보니 묵은 쌀밥 먹고 썩은 놈이로고. 손을 내뿌린 게 모진 돌에다가 부딪치니 어찌 아프던지 입에다가 훌 쓸어 넣고 우는데 먼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며,

"애고 애고, 내 팔자야. 조그마한 개천을 못 건너고 이 봉변을 당하였으니 수원수구(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탓하랴. 즉 남을 원망하거나 꾸짖을 것이 없다는 뜻) 뉘더러 하리. 내 신세를 생각하니 천지만물을 불견(不見)이라. 주야를 내가 알랴. 사시(四時)를 짐작하며 춘절(春節)이 당해온들 오리화개(복숭아꽃과 오얏꽃이 핌) 내가 알며 추절(秋節)이 당해온들 황국단풍 어찌 알며 부모를 내 아느냐 처자를 내 아느냐 친구 벗님을 내 아느냐. 세상천지 일월성신과 후박장단(두터움과 엷음. 길고 짧음)을 모르고 밤중같이 지내다가 이 지경이 되었구나. 진소위(참으로 이른 바) 소경이 그르냐 개천이 그르냐. 소경이 그르지 아주 생긴 개천이 그르랴. 애고 애고."

설이 우니 춘향 어미 위로하되,

"그만 우시오."

봉사를 목욕시켜 옥으로 들어가니 춘향이 반기면서,

"애고, 봉사님. 어서 오."

봉사 그 중에 춘향이가 일색이란 말은 듣고 반가워 하며

"음성을 들으니 춘향 각씨인가부다."

"예, 기옵니다."

"내가 벌써 와서 자네를 한 번이나 볼 터로되 빈즉다사(가난하면 일이 많다)라. 못 오고 청하여 왔으니 내 쉰사(수인사. 일상의 예절)가 아니로세."

"그럴 리가 있소. 안맹(眼盲)하옵고 노래(老來)에 기력이 어떠하시오?"

"내 염려는 말게. 대체 나를 어찌 청하였나?"

"예, 다름 아니라 간밤에 흉몽(불길한 꿈)을 하였삽기로 해몽도 하고 우리 서방님이 어느 때나 나를 찾을까 길흉 여부 점을 하려고 청하였소."

"그러게."

봉사 점을 하는데

"가이태서유상치경이축축왈(태서는 점장이를 높인 말. 저 태서의 믿음직한 말을 빌려서 존경의 뜻을 표하면서 비나이다) 천하언재심이요 지하언재(하늘이 무슨 말을 하며 땅이 무슨 말을 하시겠는가)시리요마는 고지즉응하시느니 신기영의(두드리면 곧 감응하시고 신께서는 이미 영험이 있으시니)시니 감이수통언(느끼어서 드디어 통하심)하소서. 망지휴구와 망석궐의(길흉을 알지 못하고 의심을 풀지 못함)를 유신유령이 망수소보(오로지 신령님들이 밝으신 지시를 드리워 주셔서)하여 약가약비를 상명고지즉응(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 밝혀주길 바라고 두드리면 즉시 감응함)하시느니. 복희 문왕 무왕 무공 주공(주문왕의 아들. 무왕의 아우) 공자 오대성현(공자, 안자, 증자, 자사, 맹자) 칠십이현(공자의 칠십이인의 제자) 안증사맹(공자의 네 제자인 안회, 증자, 자사, 맹자) 성문십철(공문십철. 공자 문하의 열 사람의 뛰어난 제자 곧, 안연, 민자건, 염백우, 중궁, 재아, 자공, 염유, 자로, 자유, 자하) 제갈공명 선생 이순풍(당나라의 방술가) 소강절(송나라의 도학자 소옹) 정명도(송나라의 도학자 정호) 정이천(송나라의 도학자 정이) 주렴계(송나라의 도학자 주돈이) 주회암(남송의 대유학자 주희) 엄군평(한나라의 방술가 엄준) 사마군(송나라의 정치가이며 유학자) 귀곡(전국시대 종횡가의 조) 손빈(제나라의 병가) 진(소진) 유(장의) 왕보사(왕필) 주원장(명나라 태조) 제대선생(위의 모든 위대하신 선생님들)은 명찰명기(밝히 살피고 기록함)하옵소서. 마의도자(송나라 때 관상가) 구천현녀(황제에게 병법을 주었다는 신녀) 육정(도교의 신 이름) 육갑(악마를 제거하는 신부) 신장(장수격을 가진 귀신)이여 연월일시 사치공조(연월일시 넷이 모든 별에 위치해 있음) 배괘동자(괘를 배포하는 동자) 성괘동랑(괘를 이룩한 동랑) 허공유감(허공 중에서도 느낌이 있다) 여왕 본가봉사(본가에서 제사를 받듦) 단로향화 명신문차실향 원사강림언(밝은 신령님께선 이러한 진실된 향기를 맡으시고 원컨대 강림하소서)하소서. 전라좌도 남원부 천변에 거하는 임자생신 곤명열녀 성춘향이 하월하일에 방사옥중(감옥에서 석방됨)하오며 서울 삼청동 거하는 이몽룡은 하일하시에 도차본부(여기 남원부에 이르름)하오리까. 복걸(엎드려 빎) 첨신(여러 신령)은 신명소시(천지신령님이 밝히 보여 줌)하옵소서."

산통(소경이 점치는 데 쓰는 점대를 넣는 통)을 철겅철겅 흔들더니

"어디 보자, 일이삼사오륙칠, 허허 좋다. 상괘(가장 좋은 괘)로고. 칠간산(역의 괘 이름으로 곧 간괘를 말함)이로구나. 어유피망하니 소적대성(고기가 물에서 놀되 그물을 피하니 작은 것이 쌓이어 큰 것이 이루어진다는 말)이라. 옛날 주무왕이 벼슬할 제 이 괘를 얻어 금의환향하였읜 어찌 아니 좋을 손가. 천리상지하니 친인이 유면(천리나 먼 곳에 떨어져 있어도 서로 마음을 아니, 친한 사람을 만날 것이라)이라. 자네 서방님이 불원간에 내려와서 평생 한을 풀겠네. 걱정 마소, 참 좋거든."

춘향이 대답하되,

"말대로 그러면 오죽 좋사오리까. 간밤 꿈 해몽이나 좀 하여 주옵소서."

"어디 자상히 말을 하소."

"단장하던 체경이 깨져 보이고 창전(窓前)에 앵도꽃이 떨어져 보이고 문 위에 허수아비 달려 뵈고 태산이 무너지고 바닷물이 말라 보이니 나 죽을 꿈 아니오?"

봉사 이윽히 생각하다가 양구(良久)에 왈

"그 꿈 장히 좋다. 화락(花落)하니 능성실(能成實)이요, 경파(鏡破)하니 기무성(豈無聲)가. 능히 여매가 열려야 꽃이 떨어지고 거울이 깨어질 때 소리가 없을 손가. 문상(門上)에 현우인(懸偶人)하니 만인이 개앙시(皆仰視)라. 문 위에 허수아비 달렸으면 사람마다 우러러볼 것이요, 해갈(海渴)하니 용안견(龍顔見)이요 산붕(山崩)하니 지택평(地澤平)이라. 바다가 마르면 용의 얼굴을 능히 볼 것이요, 산이 무너지면 평지가 될 것이라. 좋다, 쌍가마 탈 꿈이로세, 걱정마소, 멀지 않네."

한참 이리 수작할 제 뜻밖에 까마귀가 옥 담에 와 앉더니 까옥까옥 울거늘 춘향이 손을 들어 후여 날리며

"방정맞은 까마귀야, 나를 잡아 가려거든 조르지나 말려무나."


Дата добавления: 2015-08-28; просмотров: 20 | Нарушение авторских пра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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