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Неизвестный автор. Повесть о Чхунхян 11 страница



"행수(이속의 두목)는 문안이오."

행수, 군관 집례(지켜 행하여야 할 예) 받고 육방, 관속 현신 받고 사또 분부하되,

"수노(관노의 두목) 불러 기생 점고(일일이 표를 찍어 가며 사람의 수효를 조사함)하라."

호장(각 고을 아전의 맨 윗자리)이 분부 듣고 기생 안책(각 관청에서 전임 관원의 성명 · 직명 · 생년월일 · 본적 따위를 기록하던 책) 들여 놓고 호명을 차례로 부르는데 낱낱이 글귀로 부르던 것이었다.

"우후동산(雨後東山) 명월(明月)이."

명월이가 들어를 오는데 나군(엷은 비단 치마) 자락을 걷음걷음 걷어다가 세요흉당(가는 허리와 가슴)에 딱 붙이고 아장아장 들어를 오더니,

"점고 맞고 나오."

"어주축수애산춘(고기잡이 배는 강물을 따라 산의 봄을 사랑하네)에 양편 난만 고운 춘색(春色)이 이 아니냐. 도홍(桃紅)이."

도홍이가 들어를 오는데 홍상 자락을 걷어 안고 아장아장 조촘 걸어 들어를 오더니

"점고 맞고 나오."

"단산(丹山)에 저 봉이 짝을 잃고 벽오동에 깃들이니 산수지령이요."

"예, 등대하였소."

"금선이 금옥이 금련이"

"예, 등대하였소."

"농옥이 난옥이 홍옥이."

"예, 등대하였소."

"바람맞은 낙춘이"

"예, 등대 들어를 가오."

낙춘이가 들어를 오는데 제가 잔뜩 맵시 있게 들어오는 체하고 들어 오는데 소면(화장을 하지 않은 소박한 얼굴)한단 말은 듣고 이마빡에서 시작하여 귀 뒤까지 파 제치고 분성적(연지는 많이 쓰지 않고 분으로만 화장을 함)한단 말은 들었던가. 개분(질이 좋지 않은 분) 석 냥 일곱 돈어치를 무지금(값은 따지지 않고 무작정)하고 사다가 성(城) 겉에 회칠하듯 반죽하여 온 낯에다 맥질(매흙질. 매흙 즉, 잿빛의 보드라운 흙을 벽 거죽에 바르는 일)하고 들어오는데 키는 사근내(과천에서 수원으로 가는 도중에 있는 사근내원) 장승만한 년이 치마 자락을 훨씬 추워다(추어올려, 위로 끌어 올려) 턱 밑에 딱 붙이고 무논의 고니 걸음으로 낄룩 껑쭝 엉금엉금 섭적 들어오더니,



"점고 맞고 나오."

연연(娟娟)히 고운 기생 그 중에 많건마는 사또께옵서는 근본 춘향의 말을 높이 들었는지라. 아무리 들으시되 춘향 이름 없는지라 사또 수노 불러 묻는 말이,

"기생 점고 다 되어도 춘향은 안 부르니 퇴기냐?"

수노 여쭈오되,

"춘향모는 기생이되 춘향은 기생이 아닙니다."

사또 문왈

"춘향이가 기생이 아니면 어찌 규중에 있는 아이 이름이 높이 난다?"

수노 여쭈오되,

"근본 기생의 딸이옵고 덕색(德色)이 장한 고로 권문세족 양반네와 일등재사(一等才士) 한량들과 내려오신 등내(벼슬아치가 그 벼슬에 있는 동안)마다 구경코자 간청하되 춘향모녀 불청(不聽)키로 양반 상하 물론하고 액내지간(액내는 한 집안의 사람, 한 패에 든 사람이라는 뜻) 소인 등도 십년 일득대면(십 년에 한 번 정도 대면할 수 있다)하되 언어 수작 없었더니 천장(天定)하신 연분인지 구관 사또 자제 이도련님과 백년기약 맺사옵고 도련님 가실 때에 입장후(장가 든 후)에 데려가마 당부하고 춘향이도 그리 알고 수절(절개를 지킴)하여 있습니다."

사또 분을 내어

"이 놈, 무식한 상놈인들 그게 어떠한 양반이라고 엄부시하(엄한 부모를 모시고 있음)요 미장전 도련님이 화방(花房)에 작첩(作妾)하여 살자 할꼬. 이 놈 다시는 그런 말을 입 밖에 내어서는 죄를 면치 못하리라. 이미 내가 저 하나를 보려다가 못 보고 그저 말랴. 잔말 말고 불러 오라."

춘향을 부르란 청령(관청의 명령)이 나는데 이방 호장 여쭈오되,

"춘향이가 기생도 아닐 뿐 아니오라 구등(구등내. 이전의 수령) 사또 자제 도련님과 맹약이 중하온데 연치(나이)는 부동(不同)이나 동반(같은 양반의 처지)의 분의(제 신분에 맞는 도리)로 부르라기 사또 정체가 손상할까 저어하옵니다."

사또 대노하여

"만일 춘향을 시작 지체하다가는 공형(삼공형. 각 고을의 호장, 이방, 수형리) 이하로 각청 두목을 일병태거(모두 도태시킴)할 것이니 빨리 대령 못 시킬까."

육방이 소동, 각청 두목이 넋을 잃어

"김번수야 이번수(김씨 성의 번기수와 이씨 성의 번기수. 번기수는 대궐에 번들어서 호위하던 기수)야. 이런 별일이 또 있느냐. 불쌍하다 춘향 정절 가련케 되기 쉽다. 사또 분부 지엄하니 어서 가자 바삐 가자."

사령 관노 뒤섞여서 춘향 문전 당도하니 이 때 춘향이는 사령이 오는지 관노가 오는지 모르고 주야로 도련님만 생각하여 우는데 망칙한 환(患)을 당하려거든 소리가 화평할 수 있으며 한때라도 공방살이(오랫동안 남편이 없이 홀로 쓸쓸하게 지냄)할 계집아이라 목성(목소리)에 칠성(쇠의 소리처럼 강파른 목소리)이 끼어 자연 슬픈 애원성(슬프게 원망하는 소리)이 되어 보고 듣는 사람의 심장인들 아니 상할 소냐. 님 그리워 설운 마음 식불감(食不甘) 밥 못 먹어 침불안석(寢不安席) 잠 못 자고 도련님 생각 적상(어떤 일로 오래 마음을 썩임)되어 피골이 모두 다 상련(서로 잇대어 붙음)이라. 양기(陽氣)가 쇠진하여 진양조(느린 곡조)란 울음이 되어,

"갈까보다 갈까보다, 님을 따라 갈까보다. 천 리라도 갈까보다 만 리라도 갈까보다. 풍우(風雨)도 쉬어 넘고 날진 수진(길들이지 않은 매와 길들인 매) 해동청(송골매) 보라매(두 해 묵어서 세 살이 되는 매)도 쉬어 넘는 고봉정상 동선령(황해도 황주 남쪽에 있는 고개) 고개라도 님이 와 날 찾으면 나는 발 벗어 손에 들고 나는 아니 쉬어 가지. 한양 계신 우리 낭군 나와 같이 그리는가. 무정하여 아주 잊고 나의 사랑 옮겨다가 다른 님을 괴이는가."

한참 이리 설이 울 제 사령 등이 춘향의 애원성을 듣고 인비목석(人非木石) 아니거든 감심(感心) 아니 될 수 있냐. 육천 마디 사대(四大) 삭신(몸의 근육과 뼈마디)이 낙수춘빙(落水春氷) 얼음 녹 듯 탁 풀리어,

"대체 이 아니 참 불쌍하냐. 이 애 외입한 자식들이 저런 계집을 추앙 못하면은 사람이 아니로다."

이 때에 재촉 사령 나오면서

"오너라!"

외(치)는 소리에 춘향이 깜짝 놀래어 문틈으로 내다보니 사령 군노 나왔구나.

"아차차 잊었네. 오늘이 그 삼일점고(수령이 부임한 뒤 사흘만에 부하를 점고하던 일)라 하더니 무슨 야단이 났나 보다."

밀창문 여닫으며

"허허 번수님네, 이리 오소 이리 오소. 오시기 뜻밖이네. 이번 신연(新延) 길에 노독(路毒)이나 아니 나며 사또 정체 어떠하며 구관댁에 가 계시며 도련님 편지 한 장도 아니 하던가. 내가 전일(前日)은 양반을 모시기로 이목이 번거하고 도련님 정체 유달라서 모르는 체 하였건만 마음조차 없을 손가. 들어가세 들어가세."

김번수며 이번수며 여러 번수 손을 잡고 제 방에 앉힌 후에 향단이 불러,

"주반상 들여라."

취토록 먹인 후에 궤문 열고 돈 닷냥을 내어 놓으며

"여러 번수님네, 가시다가 술이나 잡숫고 가옵소. 뒷 말 없게 하여 주소."

사령 등이 약주에 취하여 하는 말이,

"돈이라니 당치 않다. 우리가 돈 바라고 네게 왔냐."

하며

"들여 놓아라."

"김번수야, 네가 차라."

"불가(不可)타마는 입 수(數)나 다 옳으냐."

돈 받아 차고 흐늘흐늘 들어갈 제 행수기생(기생의 우두머리)이 나온다. 행수기생이 나오며 두 손뼉 땅땅 마주 치면서,

"여봐라, 춘향아. 말 듣거라. 너만한 정절은 나도 있고 너만한 수절은 나도 있다. 너라는 정절이 왜 있으며 너라는 수절이 왜 있느냐. 정절부인 애기씨 수절부인 애기씨 조그마한 너 하나로 만연(온갖 인연)하여 육방이 소동, 각 청 두목이 다 죽어난다. 어서 가자 바삐 가자."

춘향이 할 수 없어 수절하던 그 태도로 대문 밖 썩 나서며,

"형님 형임, 행수 형님. 사람의 괄시를 그리 마소. 거기라고 대대 행수며 나라고 대대 춘향인가. 인생일사도무사(사람은 한 번 죽으면 그만이라는 뜻)지 한 번 죽지 두 번 죽나."

이리 비틀 저리 비틀 동헌에 들어가

"춘향이 대령하였소."

사또 보시고 대희하여

"춘향일시 분명하다. 대상(臺上)으로 오르거라."

춘향이 상방(上房)에 올라가 염슬단좌(염膝端坐) 뿐이로다. 사또 대혹(大惑)하여

"책방에 가 회계(금품의 출납에 관한 사무를 보는 사람) 나리님을 오시래라."

회계 생원이 들어오던 것이었다. 사또 대희하여

"자네 보게, 저게 춘향일세."

"하! 그 년 매우 예쁜데. 잘 생겼소. 사또께서 서울 계실 때부터 춘향 춘향 하시더니 한 번 구경할 만하오."

사또 웃으며

"자네 중신(중매) 하겠나?"

이윽히 앉았더니

"사또가 당초에 춘향을 부르시지 말고 매파를 보내어 보시는 게 옳은 것을 일이 좀 경(輕)히 되었소마는 이미 불렀으니 아마도 혼사할밖에 수가 없소."

사또 대희하여 춘향더러 분부하되

"오늘부터 몸 단장 정히 하고 수청(守廳)으로 거행하라."

"사또 분부 황송하나 일부종사(一夫從事) 바라오니 분부시행 못하겠소."

사또 웃어 왈,

"미재미재(아름답고 아름답도다)라. 계집이로다. 네가 진정 열녀로다. 네 정절 굳은 마음 어찌 그리 어여쁘냐. 당연한 말이로다. 그러나 이수재(李秀才)는 경성 사대부의 자제로서 명문귀족 사위가 되었으니 일시 사랑으로 잠깐 노류장화(路柳墻花)하던 너를 일분 생각하겠느냐. 너는 근본 정절 있어 전수일절(오로지 한 가지 정절만을 지킴)하였다가 홍안이 낙조(서쪽으로 넘어가는 해)되고 백발이 난수(어지럽게 드리움)하면 무정세월약류파(무정하도다 세월이 흐르는 물결과 같음이여)를 탄식할 제 불쌍코 가련한 게 너 아니면 뉘가 그랴. 네 아무리 수절한들 열녀 포양(칭찬하여 장려함) 누가 하랴. 그는 다 버려두고 네 골 관장에게 매임이 옳으냐 동자 놈에게 매임이 옳으냐. 네가 말을 좀 하여라."

춘향이 여쭈오되

"충신불사이군(忠臣不事二君)이요 열녀불경이부(烈女不更二夫) 절(節)을 본받고자 하옵는데 수차 분부 이러하니 생불여사(사는 것이 죽는 것만 못함)이옵고 열불경이부(烈不敬二夫)오니 처분대로 하옵소서."

이 때 회계 나리가 썩 하는 말이

"네 여봐라, 어 그년 요망한 년이로고. 부유일생소천하(하루살이같은 인생으로는 좁은 세상)에 일색(一色)이라. 네 여러번 사양할 게 무엇이냐. 사또께옵서 너를 추앙하여 하시는 말씀이지 너같은 창기배에게 수절이 무엇이며 정절이 무엇인가. 구관은 전송(잔치로써 이별하여 보냄)하고 신관 사또 연접(맞아 대접함)함이 법전에 당연하고 사례에도 당연커든 괴이한 말 내지 말라. 너희같은 천기배에게 충렬이자(忠烈二字) 왜 있으리."

이 때 춘향이 하 기가 막혀 천연히 앉아 여쭈오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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