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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먼발치에서 위즐리 부인이 한쪽 손에 든 핸드백을 앞뒤로 세게 흔들며, 다른 쪽 손으로는 지니를 붙잡고 뛰어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오, 해리 오, 얘야. 어디에 있었던 거니."
숨을 헐떡이며 그녀가 핸드백에서 카다란 옷솔을 꺼내더니 해그리드가 미처 털어내지 못한 그을음을 털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위즐리 씨가 해리의 안경을 가져가, 요술지팡이로 가볍게 건드리자 다시 새 안경처럼 변했다.
"전 이만 가봐야겠군요." 해그리드가 위즐리 부인에게 손이 붙들린 채 말했다.("녹턴 앨리라구요! 해그리드 당신이 그 애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어떡할 뻔 했어요!"). "그럼 다들 호그와트에서 보자!" 그리고는 그는 커다란 몸집을 흔들며 성큼성큼 걸어갔다.
"내가 '보진과 버크'라는 가게에서 누굴 봤는지 알아?" 그린고트 계단을 올라가며 해리가 론과 헤르미온느에게 물었다.
"말포이와 그 애 아버지야."
"루시우스 말포이가 뭐라도 샀니?" 그들 뒤에 있던 위즐리 씨가 날카롭게 물었다.
"아뇨, 산 게 아니라 팔았어요."
"그래서 그가 걱정했던 거로군." 위즐리 씨가 아주 만족스럽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루시우스 말포이를 어떻게든 잡아넣어야겠는데."
"조심하세요. 아서." 은행으로 들어갈 때 문 앞에 있는 도깨비들의 인사를 받으며 위즐리 부인이 말했다. "그 가족은 골칫거리잖아요. 힘에 겨운 일을 하려고 하지 말아요."
"그러니까 당신은 내가 루시우스 말포이의 상대가 안 된다, 이거야?" 위즐리 씨는 버럭 성을 내며 말하다가, 헤르미온느의 부모를 보자 반색을 했다. 그들은 커다란 대리석 홀로 통하는 카운터 앞에 초조하게 서서 헤르미온느가 그들을 소개해주길 기다리고 있었다.
"머글들이시군요!" 위즐리 씨가 친근하게 말했다. "술 한잔 해야겠군요! 그런데 그건 뭐죠? 아, 머글 돈을 바꾸시려는 거로군요, 몰리, 봐요!" 그가 흥분해서 그레인저 씨의 손에 든 10파운드 지폐들을 가리켰다.
"우리 여기서 다시 만나자." 위즐리 형제와 해리가 또 다른 그린고트 도깨비의 안내를 받아 지하 금고로 내려갈 때 론이 헤르미온느에게 말했다.
금고에 가려면 도꺠비들이 모는 작은 고속 궤도차를 타고 소규모의 기찻길을 따라 은행의 지하 터널을 지나가야 했다. 해리는 위즐리네 금고로 내려가는 위험천만한 여행을 오히려 즐겼지만, 금고가 열렸을 때는 녹턴 앨리에서 느꼈던 것보다 더 무거운 참담함을 느꼈다. 그 안에 들어있는건 약간의 은 시클과 단 한 개의 금 갈레온이 다였다. 위즐리 부인은 그 금고에 있는 돈을 닥닥 긁어모아 몽땅 핸드백속으로 쓸어 넣었다. 그러나 그의 금고에 도달했을 때의 기분은 훨씬 더 참담했다. 해리는 그 안에 들어있는 것들이 보이지 않도록 가리려고 애쓰며 허둥지둥 한줌의 동전을 가죽 가방 속으로 밀어 넣었다.
그들은 대리석 계단이 있는 바깥으로 다시 나온 뒤 모두 헤어졌다. 퍼시는 새 깃펜이 필요하다고 막연히 중얼거리며 가버렸고, 프레드와 조지는 호그와트의 친구인 리 조던을 만났다.위즐리 부인과 지니는 중고 망토 가게로 갈 계획이었다. 위즐리 씨는 그레인저 부부를 리키 콜드런으로데려가 한잔 해야겠다고 고집하고 있었다.
"그럼 한 시간 뒤 '플러리시와 블러트' 서점에서 만나 교과서들을 사도록 하자." 위즐리 부인이 지니와 함께 출발하며 말했다. "그리고 녹턴 앨리에는 한 발짝도 들여놓지 말고!" 그녀가 친구와 함께 떠나는 쌍둥이들의 등에 대고 큰소리로 말했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꼬불꼬불한 자갈길을 따라 한가로이 걸었다. 해리의 주머니에 들어있는 금과, 은과, 청동 돈들이 기분 좋게 땡그랑대며 제발 써달라고 아우성을 쳐대고 있었다. 그는 커다란 딸기 땅콩 아이스크림을 세 개 사서는, 셋이서 유쾌히 아이스크림을 빨아먹으면서 휘황찬란한 가게 쇼윈도들을 가웃거리며 걸어다녔다. 론이 고급 퀴디치 용품점 창문 앞에서 처들리 캐논 망토를 동경의 눈초리로 한없이 바라보자 헤르미온느가 잉크와 양피지를사러 가자며 그들을 옆 가게로 끌고 갔다. 마법사들의 놀이 가게인 '갬볼과 제이프'에서는, 프레드와 조지와 리 조던을 만났는데, 그들은 '필리버스터 박사의놀라운 습식 스타트'와 '차가운 불꽃놀이'를 사고 있었다. 그리고 부러진 요술지팡이와, 한쪽으로 기울어진 저울과, 마법의 약으로 뒤덮인 낡은 망토들로 가득한 작은 고물상에서는 '힘을 얻은 반장들'이라는 작고 굉장히 재미없는 책에 축 빠져있는 퍼시를 발견했다.
"호그와틍의 반장들과 그들의 그 후 진로에 대한 연구." 론이 그 뒷면 책표지를 큰소리로 읽었다. "굉장히 매혹적으로 들리는데."
"저리가." 퍼시가 날카롭게 말했다.
"물론 퍼시 형은 포부가 아주 거창해. 모든 계획을 다 짜놓았어. 형은 마법부 장관이 되고 싶어하지." 퍼시를 내버려 두고 나오며 론이 해리와 헤르미온느에게 말했다.
한 시간쯤 뒤, 그들은 '플러리시와 블러트'로 향했다. 하지만 그 서점에 다다르자, 놀랍게도 많은 사람들이 문 밖에서 서로 밀치며,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고 있었다. 위쪽 창문에 붙여져 있는 커다란 광고문을 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오늘 12:30pm부터 4:30pm까지
질데로이 록허트가
그의 자서전 '신비한 나'를 사시는 분에게
직접 사인을 해드립니다.
"그를 실제로 만날 수 있겠다!" 헤르미온느가 깩깩거리며 말했다. " 그사람이 바로 우리가 살 교과서들을 거의 대부분 쓴 사람이잖아!"
몰려있는 사람들은 주로 위즐리 부인 연령대의 마녀들인 것 같았다. 어떤 마법사 하나가 매우 초조한 얼굴로 문앞에 서서 큰소리로 말했다. "숙녀 여러분, 침착하세요. 밀지 마세요, 저기 책들 조심하세요. 자"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도 안으로 비집고 들어갔다. 가게 저 안쪽까지 긴 줄이 꼬불꼬불 늘어서 있었고, 그 끝에서는 질데로이 록허트가 자신의 책들에 사인을 해주고 있었다. 그들은 각각 '표준 마법책(2학년)'을 한 권씩 잡고 위즐리 부부와 지니, 그리고 그레인저 부부가 함께 서 있는 줄로 몰래 다가갔다.
"오, 너희들 왔구나, 그래." 위즐리 부인이 말했다. 그녀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고 계속해서 머리를 매만지고 있었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그를 볼 수 있을 게다."
질데로인 록허트가 서서히 시야에 들어왔다. 그는 커다란 자기 얼굴 사진들에 둘러싸인 채 탁자에 앉아, 사람들 모두에게 눈짓을 해 보이며 하얀 이를 다 드러내고 환하게 웃고 있었다. 실제의 록허트는 그의 눈의 빛깔과 똑같은 물망초빛 파란 망토를 입고 있었다. 그리고 구불구불한 머리 위에는 뾰족한 마법사 모자가 멋지게 비스듬히 올려져 있었다.
신경질적으로 생긴 자그마한 남자 하나가 플래시가 터질 때마다 보랏빛 연기를 품어내는 커다란 검정색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뛰어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좀 비켜 서세요, 거기." 그가 사진을 더 잘 찍기 위해 뒤로 움직이며 론에게 딱딱거렸다. "이것은 '예언자 일보'에 낼 사진입니다."
"대단하군." 론이 사진사가 밟았던 곳을 발로 문지르며 말했다.
질데로이 록허트가 그가 하는 말을 들었다. 그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론을 보았다. 그 뒤 해리를 발견하고 빤히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벌떡 일어서서 확실하다는 듯 큰소리로 말했다. "해리포터가 맞지?"
몰려있던 사람들이 흥분해서 속삭이며 갈라졌다. 록허트가 앞으로 달려와 해리의 팔을 덥석 잡더니 그를 앞으로 끌어당겼다. 군중이 갑자기 환호했다. 록허트가, 미친 듯이 찰칵거리며 위즐리 가족이 있는 쪽으로 뿌연 연기를 둥둥 떠가게 하고 있는 사진사에게 손을 흔들자 해리의 얼굴이 벌개졌다. "활짝 멋진 미소 한번 지어봐라, 해리." 록허트가 번득이는 이빨 사이로 말했다. "너와 난 함께 신문 제 1면에 나올 만해."
그가 손을 놔주었을 때는, 해리는 손가락에 감각을 거의 느낄 수가 없었다. 그가 옆 걸음질을 쳐서 가만가만 위즐리 가족에게로 다시 가려고 하는 순간, 록허트가 한쪽 팔로 그의 어깨를 감싸더니 옆구리를 꽉 죄었다.
"신사숙녀 여러분." 그가 조용히 하라고 손짓을 하며 큰소리로 말했다. "이 얼마나 멋진 순간입니까! 제가 오랫동안 생각해왔던 것을 여러분들에게 알려드릴 딱 좋은 때가 된 것 같군요!"
"여기에 있는 어린 해리가 오늘 '플러리시와 블러트' 서점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오직 저의 자서전을 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전 이제 그에게 제 책을 기꺼이 주려고 합니다. 무료로 말이죠." 군중이 다시 한번 환호했다. "그는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록허트가 약간 잡아 흔들자 해리의 안경이 코끝으로 미끄러졌다. "나의 책 '신비한 나'보다 훨씬 더 많은 걸 얻게 되리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그와 그의 학교 친구들은 사실 진짜 '신비한 나'를 갖게 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신사숙녀 여러분, 전 이 자리에서 이번 9월에 제가 호그와트 마법 학교의 새로운 '어둠의 마법 방어법' 선생으로 부임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리게 되어서 무척 기쁩니다!"
군중이 박수 갈채를 보냈고, 해리는 질데로이 록허트의 모든 책을 공짜로 받게 되었다. 책들이 어찌나 무거웠던지 몸이 휘청했다. 그는 뭇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자리에서 가까스로 물러나와 한쪽 가장자리에 새로 산 냄비를 옆에 두고 서 있는 지니에게로 다가갔다.
"이것들 너 가져." 해리가 그 책들을 냄비 속에 넣으며 그녀에게 중얼거렸다. "난 다시 사면 돼."
"굉장히 좋았겠다, 안 그래, 포터?" 해리가 단번에 알아들을 수 있는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몸을 바로하고 평상시처럼 비웃고 있는 드레이코 말포이와 얼굴을 맞대고 있었다.
"유명하신 해리 포터께서는" 말포이가 말했다. "책 한권을 사러 나왔다가도 신문 제 1면에 실리는군."
"그를 가만히 내버려둬, 그가 원해서 그렇게 된게 아니니까!" 지니가 말했다. 그녀가 해리 앞에서 말한 건 그게 처음이었다. 그녀는 말포이를 노려보고 있었다.
"포터, 너 여자친구 생겼구나!" 말포이가 점잔빼며 말했다.
지니의 얼굴이 새빨개졌을 때 론과 헤르미온느가 록허트 책들을 움켜쥐고 한바탕 하려는 듯 걸어왔다.
"오, 너였구나." 마치 신발 바닥에 더러운 게 붙어있기라도 한 것 같은 표정으로 말포이를 바라보며 론이 말했다. "여기서 해리를 봐서 놀랐지, 어?"
"널 서점에서 보고 훨씬 더 놀랐어, 위즐리." 말포이가 맞받아 쳤다. "네부모님은 그 모든 거승 ㄹ사고 나면 아마 한 달동안은 쫄쫄 굶으셔야 할걸."
Дата добавления: 2015-08-27; просмотров: 52 | Нарушение авторских пра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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